‘직지’에 담긴 뜻은 “마음을 바르게 깨달으라”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4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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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 50년만에 공개]
고승들 어록과 선 수행법 담아
전시본엔 “이치-현상은 하나” 구절

“법성(法性)은 본래부터 둥글고도 밝으니 병이 나았는데 왜 약에 집착하는가. 모든 법이 평등한 줄 안다면 고요하고 맑고 상쾌하리라.”

프랑스 파리에서 50년 만에 일반에 공개된 ‘직지’의 내용 중 일부다. 직지의 전체 이름은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로 고려 말 백운 스님(1298∼1374)이 가려 엮은 ‘직지심체’의 요약본이라는 뜻이다. 직지심체는 ‘직지인심견성성불(直指人心見性成佛)’이라는 구절에서 따온 것으로, 사람이 마음을 바르게 깨달으면 그 심성이 곧 부처라는 의미다.

직지는 선종(禪宗) 역대 조사(祖師)의 어록 등을 간추린 내용과 무심선(無心禪)이라는 선 수행법을 담고 있다. 무심선이란 분별에 물들지 않고, 시비와 선악에 동요되지 않는 마음인 무심을 도의 본체로 보는 선관(禪觀)이다. 이번 프랑스국립도서관에서 전시를 위해 펼쳐 놓은 장은 154장 지공(誌公) 화상의 14과송(科頌) 중 4번째 이사불이(理事不二·이치와 현상은 둘이 아니다), 5번째 정란불이(靜亂不二·고요함과 산란함은 둘이 아니다), 6번째 선악불이(善惡不二·선과 악은 둘이 아니다)를 담고 있다. 이 중 정란불이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소란을 피하고 고요함을 구하니, 밀가루를 버리고 떡을 구하는 것과 같네. 떡은 본래 밀가루에서 생겨났는데, 만드는 사람 따라 다양하게 변하네. 번뇌가 곧 보리이고, 마음이 없으면 경계 또한 없는 것이요, 생사가 열반과 다르지 않고, 탐욕과 성냄은 아지랑이나 그림자와도 같네. (후략)’(동국대 동국역경원 번역)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직지#고승들 어록#선 수행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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