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만배 공소장에 김수남과 대책 논의 적시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14일 22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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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오른쪽)가 2023년 2월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오른쪽)가 2023년 2월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를 390억 원의 범죄수익을 은닉한 혐의로 추가로 구속 기소하면서 공소장에 2021년 9월 김수남 전 검찰총장이 김 씨와 만난 대장동 사건 대책을 논의했다는 내용을 적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8일 김 씨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증거인멸교사, 증거은닉교사, 농지법 위반 등으로 구속 기소하면서 공소장에 이같은 내용을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씨가 대장동 의혹이 언론을 통해 불거지기 시작한 2021년 9월 14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한 카페에서 김 전 총장과 만남을 가졌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김 전 총장은 이 자리에서 김 씨에게 법무법인 태평양의 A 변호사를 김 씨의 형사 사건 변호인으로 추천하는 등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이후 실제로 A 변호사를 변호인으로 선임해 검찰의 대장동 수사 대응을 맡겼다.

검찰은 김 씨가 A 변호사를 통해 측근인 화천대유 공동대표 이한성 씨와 화천대유 이사이자 쌍방울그룹 부회장 출신인 최우향 씨에게 범죄수익을 은닉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내용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 씨에 대해 정관계 로비 의혹인 이른바 ‘50억 클럽’ 의혹 등에 대한 추가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김 전 총장은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에 등장하는 ‘50억 클럽’ 인사 중 한 명으로 거론된다.

이에 대해 김 전 총장은 “2021년 9월경 처음 화천대유 관련 의혹이 보도되기 시작할 무렵 변호사로서 그와 관련된 법률상담에 응한 것일뿐”이라며 “2021년 10월경 국회에서 50억 약속 클럽 의혹이 제기된 이후에는 이와 관련된 변론에 일체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A 변호사는 “정상적인 변호 활동을 했을 뿐 김 씨의 범죄수익은닉에 가담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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