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급 대신 ‘OO님’·자율 좌석제… 업무 혁신 나선 교육부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21일 14시 52분


정부 중앙부처 중 처음으로 자율 좌석형 사무실을 업무 공간이 도입된 교육부 디지털교육기획관 직원들이 당일 선택한 자율형 좌석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교육부 제공
정부 중앙부처 중 처음으로 자율 좌석형 사무실을 업무 공간이 도입된 교육부 디지털교육기획관 직원들이 당일 선택한 자율형 좌석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교육부 제공

고정된 자리가 없는 자율 좌석제, 직함 대신 ‘OO님’으로 부르는 호칭 파괴….

민간 스타트업에서나 볼 것 같은 유연한 업무 형태가 정부 중앙부처에 처음 도입됐다. 교육부는 정부세종청사 14-2동 3층 디지털교육기획관실을 자율 좌석형 업무 공간으로 바꿔 2월부터 운영 중이라고 21일 밝혔다. 디지털교육기획관은 에듀테크 활용 등 교육 현장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올해 신설된 조직이다.

사무실 운영 방식은 일반적인 정부 부처와 거리가 멀다. 과장급을 포함한 모든 직원은 고정된 자리가 없다. 데스크탑도 쓰지 않는다. 개인 노트북을 지급받은 직원들은 매일 출근해 단말기에 공무원증을 찍고, 당일 사용할 책상을 선택한다. 업무 자료는 정부 클라우드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접속할 수 있다. 다만 국장실은 회의실을 겸할 목적으로 별도로 배치했다.

사무실 구조는 스타트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조다. 직급과 관계없이 자리를 배치해 모든 직원이 수평적으로 일하고 소통하도록 유도했다. 휴게공간인 ‘카페 318’, 영상 회의 공간, 개방형 회의 공간 등도 배치했다.

필요하다면 외부 근무도 제한하지 않을 방침이다. 전체 좌석을 총인원의 70~80%만 수용하도록 배치하고, 나머지 인원은 출장이나 재택근무로 사무실 밖에서 근무하는 구조다.

교육부 디지털교육기획관 직원들이 사무실 앞 키오스크(무인 단말기)에서 자신이 앉을 자리를 선택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교육부 디지털교육기획관 직원들이 사무실 앞 키오스크(무인 단말기)에서 자신이 앉을 자리를 선택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공직 사회에선 보기 힘든 ‘호칭 파괴’도 시행하고 있다. 회의실에서는 ‘국장님’ ‘과장님’ 대신 ‘OO님’으로 서로를 부르기로 했다. 최소한 회의 시간만큼은 직급에 상관없이 수평적으로 토론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하자는 취지다. 내부에선 회의 시간뿐 아니라 전체 업무시간에 호칭 파괴를 도입하자는 제안도 있어 검토 중이다.

업무 방식도 각 과나 팀별로 분절된 형태를 벗어나 유연하게 운영할 계획이다. 과제를 주도하는 관리자(프로젝트 매니저)와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를 희망하는 직원이 한 팀을 꾸려 업무를 추진하는 ‘과제 탑승제’ 방식을 도입했다.

심민철 교육부 디지털교육기획관은 “업무 공간의 변화가 일하는 방식의 변화로 이어지고, 이를 통해 창의적인 생각과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행정안전부의 ‘스마트한 업무공간 활용 시범사업’ 대상으로 선정됐다. 좌석 예약 시스템을 설치하고 사무실 구조를 바꾸는 데 총 4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행정안전부는 조직 문화를 바꾸고 업무 성과를 높이기 위해 업무 공간 개선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해 실시한 시범사업 만족도 조사에선 응답자의 85.4%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가장 달라진 부분으로는 ‘유연하고 수평적인 조직문화로 개선’(58.6%)이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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