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대책회의)는 ‘10·29 이태원 참사 100일 시민추모대회’를 열고 서울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에서 서울 중구 시청광장까지 행진했다. 이들은 오후 1시 10분경 “서울시가 광화문 광장을 막아 시청 앞에 분향소를 설치하려 한다”며 기습적으로 서울도서관에 분향소 설치를 시도했다.
세종대로를 행진하던 협의회와 대책회의 참가자 5000여 명(경찰 추산)은 서울도서관 옆 인도에 마련된 경찰 통제선을 뚫고 서울도서관으로 진입을 시도했고, 이를 막으려는 경찰과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은 “신고된 집회 내용과 다르게 진행됐다. 불법행위에 대해 채증하겠다”고 경고했지만, 이들은 “물러가라”며 대치가 이어졌다. 분향소 설치는 오후 2시 15분경 마무리됐다.
분향소가 설치된 이후에 시청 관계자들이 분향소 철거를 위해 진입하는 과정에서 유가족 한 명이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오후 2시 20분경 파란색 ‘재난안전대책본부’ 조끼를 입은 시청 관계자 수십 명이 분향소 철거를 위해 진입을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유가족 한 명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은 이날 오후 5시 기준 협의회와 대책회의를 향해 4차 해산 명령까지 내린 상황이다.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경찰은 불법 집회에 대해 자진해산을 요청한 뒤 이에 따르지 않으면 해산을 명할 수 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