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뛰었다고요” “왜 주의 안줘요”…관리소장은 설이 두렵다[층간소음 이렇게 푼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11일 0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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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있으면 설 명절입니다. 요즘은 좀 덜해졌지만 그래도 직계 가족은 물론 친인척들이 함께 모이는 민족 최대의 명절입니다.

다른 한편, 층간소음 측면에서 보면 최대의 위기 시즌이기도 합니다. 여럿이 모여 즐거운 시간을 갖다 보면 발걸음도 많아지고 목소리도 커지게 마련입니다.

평소 층간소음으로 갈등이 있었던 아래윗집이라면 바짝 긴장하고 주의해야 합니다. 그동안 쌓였던 불만과 갈등이 명절 연휴 기간에 폭발, 심한 말다툼으로 이어지고 심지어는 끔찍한 폭행 혹은 살인으로 이어진 사례가 적지 않았습니다.

주민도 주민이지만 명절 때 쉬지도 못하고 근무를 해야하는 아파트 관리소 직원들에게는 명절은 층간소음 비상기간입니다.

※ 아래 사례는 실제 경험입니다. 층간소음 관련 고충이 있으면 메일(kkh@donga.com)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적절한 해법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

사례: 명절에 층간소음 폭증…갈등 폭발 주의해야
광주의 500가구 남짓한 아파트 단지의 관리소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40대 남성입니다. 명절이 다가 오지만 반갑지가 않습니다. 지금 이 단지에서 근무한 지 5년정도 되었습니다. 그동안 입주민들의 층간소음 민원으로 인해 하루 하루가 전쟁터였습니다. 당사자들도 고통스럽겠지만 가운데 끼인 관리소 직원들도 겉으로 말은 못하지만 너무도 괴롭습니다.

층간소음으로 민원 접수를 받을 때면, 그 누구보다 빠르게 상대방 가구에 인터폰을 해 주의를 주고, 관리소직원이나 제가 직접 가서 안내를 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소음이 금방 줄어드는 것도 아닙니다. 위층 주민은 “뛰지도 않았는데 왜 그러냐”며 되려 관리소 직원에게 화를 내기도 합니다. 아래층 주민은 “계속 시끄러운데 주의를 주기는 주었느냐”며 핀잔을 주기 일쑤입니다. 주민들의 항의를 견디다 못해 관리소를 그만둔 직원도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자기 권리에 점점 더 민감해지는 것인지 민원 제기 건수가 해마다 더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그나마 소음이 어디서 발생하는 지 분명한 경우에는 그 집에 가서 말이라도 해보겠는데, 24시간 원인도 불명확한 소음이 발생한다고 하는 세대는 어떠한 방법도 통하지 않습니다. 현장에 직접 가보면 육안으로 확인은 안되는데 분명히 층간소음이 나는 경우도 있어 층간소음 전문가도 아닌 저희들로서는 참으로 곤란할 때가 많습니다.

곧 있을 설 명절에는방문객들도 많아질 텐데, 그럴 때마다 민원이 폭주합니다. 벌써부터 저희 관리소는 비상입니다. 명절날 민원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없을까요? 또 주민들에게는 어떤 사전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부탁을 해야할까요?




차상곤(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의‘해결 팁’

명절에는 평소보다 층간소음이 많이 발생하고, 민원 또한 증가합니다. 반면 연휴라중재할 관리소 인력이 부족해 이웃간의 분쟁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리 대책을 세우고, 서로 배려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그나마 갈등을 줄이는방법을 제시해봅니다.


우선 가장 중요하며효과적인 예방책은 층간소음에 특별히 주의해달라는 내용의 자체 방송입니다. 명절을 앞두고 1주일 정도는 하루1회 이상은 짧게라도 층간소음 예방 안내 방송을 하시기 바랍니다.

또 층간소음 예방 플래카드를 아파트 방문객 출입구 또는 주차장 등에 부착해 방문객들이 경각심을 갖도록 해야합니다.

현재 이웃간 분쟁이 있는 세대에게는 특별히 전화를 해서 상대방 집에 손님의 방문 시간과 인원수를 하루 전에 반드시 통보해줄 것을 권고 하십시요. 소음이 일어날 것을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갈등이 많이 줄어듭니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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