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유동규 “정진상에 2020년에도 돈 줘… 명절마다 고가 선물”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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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욱 등 대장동 일당이 돈 마련” 진술
南, 양정역세권 개발 참여 준비… 檢, 압수수색때 버린 柳휴대폰 복구
“안 좋은 마음 먹지 말자 동규야”… 정진상이 유동규에 메시지 보내

지난 21일 ‘대장동 특혜 비리’ 관련 재판을 받기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2022.10.21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지난 21일 ‘대장동 특혜 비리’ 관련 재판을 받기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2022.10.21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검찰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로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게 2020년에도 수천만 원의 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실장은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유 전 직무대리로부터 5000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데, 2020년에도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진술이 나오면서 정 실장의 불법 자금 수수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가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 유동규 “정진상에게 명절마다 고액 선물”
26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최근 구치소에서 풀려난 유 전 직무대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정 실장에게 2014년 외에 2020년 등에도 금품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한다. 앞서 유 전 직무대리는 2014년 지방선거 무렵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로부터 3억6000여만 원을 받고 정 실장에게 5000만 원을 건넸다고 진술했다.

또 유 전 직무대리는 명절마다 정 실장 앞으로 고가의 명절 선물을 보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유 전 직무대리가 2013년 9월 서울 강남구 유흥주점에서 정 실장,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수감 중)과 술을 마셨고, 남 변호사가 술값을 대신 냈다는 진술도 확보한 상태다.

검찰은 2020년경 남 변호사가 경기 남양주시 양정역세권 개발사업 참여를 준비 중이었던 만큼 편의를 바라고 유 전 직무대리를 통해 정 실장에게 뇌물을 건넸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남 변호사는 2020년 4월부터 남양주도시공사가 추진하는 양정역세권 개발사업 참여를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등 사전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남 변호사가 포함된 컨소시엄은 2020년 8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서 탈락했다.

대장동 개발사업에 정통한 관계자는 “남 변호사는 대장동 사업을 마무리한 후 경기도에서 진행되는 양정역세권 개발사업과 안양스마트밸리 조성사업을 본격적으로 준비했다”며 “유 전 직무대리를 통해 정 실장에게 줄을 대는 것이 주요 관심사였다”고 전했다.

검찰은 정 실장과 김 부원장이 2013년경부터 ‘대장동 일당’에게서 지속적으로 돈과 접대를 받았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 “안 좋은 마음먹지 말고 통화하자 동규야”
한편 검찰은 지난해 9월 29일 압수수색 당시 유 전 직무대리가 창문 밖으로 던진 휴대전화에서 정 실장이 보낸 메시지를 복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 포렌식 결과 정 실장은 당일 오전 5시 6분∼6시 53분 텔레그램을 통해 유 전 직무대리에게 3번 전화를 걸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유 전 직무대리가 전화를 안 받자 정 실장은 오전 7시 20분에 “안 좋은 마음먹지 말고 통화하자 동규야”라는 메시지를 남겼다고 한다.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자 유 전 직무대리가 압박을 느끼고 극단적 선택을 하거나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을 검찰에 진술할 것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실장은 입장문을 내고 “명절 선물은 얼토당토 않은 거짓말”이라며 “2020년 뇌물 명목인 남양주 양정역세권 사업은 경기도가 조례로 불이익을 주고 특별감사까지 실시했으며, 수사의뢰까지 한 사안으로 (이 사업에 도움을 받는 대가로 뇌물을 줬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유동규#정진상#고가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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