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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마약사범 2명중 1명은 1심 집유… “양형기준 강화-세분화” 지적

입력 2022-10-11 03:00업데이트 2022-10-11 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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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층 중독 급증에 처벌 강화 목소리 #올 6월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3∼6월 대마를 9차례 구입해 흡연한 혐의로 기소된 A 씨에 대해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선고유예란 유죄는 인정하지만 형의 선고를 유예하는 판결로 재범을 저지르지 않으면 형벌 기록(전과)이 남지 않는다. 재판부는 A 씨가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과 향후 마약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치료 의지를 보인 점 등을 선고유예 이유로 들었다.

#B 씨는 2020년 7월부터 올 2월까지 12차례에 걸쳐 대마초를 구매하거나 판매했다. 2차례 직접 흡연하고, 경기 평택시의 자택에서 대마 6그루를 재배하기도 했다. 재판에 넘겨진 B 씨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상당한 양의 대마를 매매하고, 재배하여 흡연해 그 죄가 가볍지 않다”면서도 “초범이고 어머니 및 여자친구가 선처를 탄원하는 등 가족적 유대관계가 분명한 점 등을 유리하게 참작했다”고 했다.

최근 청년층을 중심으로 마약범죄가 급증세인 가운데 양형기준을 개정하고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마약범죄가 일상화되고 마약 종류와 유통 방식 등 범죄 유형이 다양화되는 추세인 만큼 그에 맞게 양형기준을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
○ 10년 넘게 거의 안 바뀐 양형기준
10일 대법원 양형위원회에 따르면 2011년 3월 제정된 마약범죄 양형기준은 △투약 및 단순 소지 △매매·알선 등 △수출입·제조 등 △대량범(마약류 가액 500만 원 이상)의 4개로 나뉘어 있다. 2015년과 2020년 두 차례 개정을 통해 대량범에 대한 형량기준이 일부 강화됐지만 마약류 투약 및 단순 소지와 매매·알선, 수출입·제조의 형량 범위와 감경·가중 요인 등은 사실상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법무부와 검찰은 양형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투약·단순 소지의 경우 기본 형량이 징역 6개월부터 시작되는 등 양형기준이 낮아 범죄 예방 효과가 높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검찰청의 ‘2021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소된 마약 사범 4747명 중 2089명(44.0%)은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법무부는 2020년 양형위 제출 의견에서 “전반적으로 상향 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행법상 영리 목적의 상습 매매 사범에 대해 사형이나 무기징역도 가능하지만 양형기준상 최대 형량은 14년에 불과한 점 등을 지적한 것이다.
○ “마약범죄 변화 맞춰 양형기준 세분해야”

전문가들은 최근 마약범죄의 양상이 다양해진 만큼 양형기준을 더 세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2011년 검사로 ‘마약왕’ 조봉행 사건을 지휘했던 김희준 법무법인 LKB앤파트너스 대표변호사는 “단순 투약사범이나 초범은 치료·재활 쪽에 중점을 두고 공급사범이나 밀수사범에 대한 양형기준은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과거엔 국내에서 마약류를 수출입하거나 제조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 해당 내용이 양형기준에 제대로 반영돼 있지 않다”며 “최근 유행하는 온라인 마약 전파에 대해 어떻게 양형할지 등도 논의해 반영해야 한다”고 했다.

양형위는 법조계 안팎의 지적을 받아들여 조만간 마약범죄 양형기준 개정 준비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란 양형위원장은 4일 국정감사에서 “(마약범죄 양형기준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양형기준 개정 추진 방침을 시사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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