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당시 현장에 투입된 계엄군의 양심고백이 42년 만에 처음으로 5‧18암매장 희생자를 확인하는 단서가 됐다.
26일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조사위) 등에 따르면 2020년 6월 5‧18당시 광주교도소에 있었던 3공수 부대원 A씨가 “총격에 숨진 시민들을 교도소 내 무덤 주변에 매장했다”며 “5‧18이후 상부에 암매장 장소, 시신 수 등을 문서 등을 통해 상부(신군부)에 보고했다”고 양심 고백했다.
A 씨는 또 “암매장 보고를 하고 뒤인 1980년 6월 중순 머리가 길고 양복을 입은 사람(당시 보안사령부 군인 추정)이 부대로 찾아와, 보고한 5‧18암매장 시신 숫자가 맞지 않는다. 어떻게 된 것이냐고 추궁했다”고 진술했다.
조사위는 앞서 지난해 5‧18당시 암매장 된 희생자들의 시신을 이장한 신군부 사체처리반 요원의 인적사항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암매장 된 5‧18희생자 시신을 어디론가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5‧18 암매장 희생자 상당수가 행방불명자로 동일하게 여겨진다.
A 씨의 양심고백을 분석한 조사위는 광주교도소 사체처리반이 교도소에 암매장된 일부 5‧18희생자를 찾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후 조사위는 2019년 12월 광주교도소 무덤에서 발견된 유골 262구에 대한 유전자 조사를 진행했고 5‧18실종자 가족과 유전자가 일치한 B 씨의 유골을 확인했다. 조사위는 B 씨 사망과 암매장 경위 등을 연말까지 확인한 뒤 유가족에게 통보할 예정이다.
조사위는 유골 262구의 뼈 1800개로 흩어져 있어 B 씨의 유골을 모두 찾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5‧18당시 행방불명됐다고 광주시에 신고된 사람은 448명이며 이들 중 78명이 행불자로 인정받았다. 광주시는 행불자 가족 366명(182가구)의 유전자를 채취해 전남대 의대 법의학과 교실에 보관하고 있다. 조사위 관계자는 “5‧18당시 계엄군 1800명의 진술을 확보했다”며 “A 씨 양심고백을 토대로 광주교도소에서 사라진 행불자들을 찾는 것도 또 다른 숙제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5․18기념재단 등 5월 단체는 성명을 통해 “광주교도소 발견 유골과 행불자 유전자가 일치하는 것은 땅속에 묻혀도 진실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유전자 일치 유골 1구 이외에 다른 유골 2구도 행불자와 일치할 가능성이 크다”며 “계엄군의 조직적인 진실 은폐 시도가 있었지만 실체가 드러난 만큼 행불자 신고자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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