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흡연 훈계하다 경찰 신고…“시비 붙어봤자 성인이 손해”

부산 북구의 한 아파트 단지 안에서 당당하게 담배를 피우는 여학생들이 입주민의 훈계를 듣는 모습. (‘보배드림’ 갈무리) ⓒ 뉴스1

아파트 단지 안에서 담배를 피우던 중학생을 훈계하던 주민이 경찰에 신고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19일 부산 북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7시 30분경 부산 북구 한 아파트 단지 내에서 ‘아저씨가 학생인 자신을 촬영한다’는 112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 당시 현장에는 성인 2~3명과 중학생 3~4명이 있었다. 동네 주민이었던 성인들은 단지 내에서 담배를 피우는 중학생들을 훈계했지만, 학생들은 이를 듣지 않고 담배를 계속 피웠다고 한다.

그러자 주민들은 신고를 위해 학생들이 담배 피우는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려 했고 학생들은 이를 불법촬영이라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에 따르면 현장에서 폭행 등 물리적 접촉은 없었고 주민이 사진을 삭제하자 학생들은 문자로 112신고를 취소했다고 한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이 사건의 목격담을 전한 A 씨는 이 학생들이 휠체어를 탄 노인 앞에서도 꿋꿋하게 담배를 피웠고 “학교가 어딘지 말해라”는 주민들의 말에 비아냥거리며 짝다리를 짚은 채 바닥에 침을 뱉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저 아이들은 주민이 가자마자 또 담배를 물고 옆 동 벤치로 이동해서 피우더라”며 “기가 차서 말도 안 나온다. 대체 왜 이러는 거냐. 순간 내가 지금 뭘 보고 있나 싶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A 씨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자신에게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땐 절대 시비붙지 말고 신고해달라”며 “경찰 말도 안 듣는데 일반인들 말은 더 안 들으니 시비 붙어봤자 성인이 무조건 손해”라고 충고했다고 전했다.

사건을 접한 누리꾼들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훈계한 주민을 신고하다니 적반하장이다”, “중학생이 저렇게 대놓고 담배를 피운다니 말세다” 등 반응을 보였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