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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사회

“냉골 학대, 애가 죽어야 끝나냐”…의사·아동단체서 현직 판사 저격

입력 2022-06-24 18:09업데이트 2022-06-24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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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아동학대’ 피해아동이 재판부에 작성한 편지.(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제공)2022.6.20./뉴스1 © News1
“창원지방법원 김모 판사는 판사 자격이 없다.”
“김해학대아동 사건에 대한 창원재판부의 판결을 규탄한다.”
“‘냉골 아동학대 사건’ 아이를 지옥으로 다시 밀어 넣은 판결을 규탄한다.”

의사·아동 관련 단체에서 20일 일제히 규탄성명을 냈다. 화살은 창원지법 형사5단독 김모 부장판사에게 향했다.

이는 지난 17일 아동복지법위반(아동학대)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양부모에게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된 판결에 대한 항의다. 피해 아동을 냉골에 홀로 지내게 하는 등 방임한 범행의 형량이 너무 낮다는 주장이다.

이 사건은 아동이 양부모의 학대에 못이겨 스스로 인근 지구대를 찾아 피해를 호소하면서 세간에 알려졌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천인공노할 극악무도하며 반복된 범죄행위에 대해 창원지법 김모 판사는 집행유예의 솜방망이 처벌로도 모자라 부모가 아이 치료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서 가정 복귀를 암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동학대 범죄가 제대로 처벌받지 않고 가해자들로부터 피해자가 분리되지 않는 경우 그 피해 아동에 대한 아동학대는 ‘정인이’의 예에서 볼 수 있듯 결국 사망에 이르러서야 끝난다”고 꼬집었다.

소아청소년과 의사회는 “아동학대 범죄가 얼마나 심각한 문제이고 어떻게 피해 아동의 삶을 평생 망가뜨리는 중범죄인지에 대한 이해가 제대로 없다면 함부로 법대에 앉아서 헌 칼 휘두르듯 판결봉 휘두르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판사 자격이 없는 사람이 법대에 앉아 정의를 행하겠다고 하는 것만큼 위험한 일이 없다”며 “김 판사에게 오늘이라도 즉각 사직하고 법과 관계되지 않은 다른 일을 할 것을 권유한다”고 김 판사를 겨냥했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는 “양부모는 3차례나 아동학대신고를 당했으나 1차 학대 신고시엔 보호처분, 2차 학대 신고시엔 피해 아동을 가스라이팅 해 진술을 번복해 무혐의 처분, 3차 학대 신고시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처분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대 피해 아동이 경찰서에 직접 가서 신고하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또 다른 ‘정인이’로서 아동과 맞닥뜨렸을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또 “아동학대행위자인 입양부모의 자격박탈에 대한 논의는커녕 심각한 학대후유증이 있는 아동을 학대 행위자에게 다시 보호시키고자 한다는 것은, 판사가 오히려 아동복지법을 위반하는 것이며 학대받은 아동을 학대행위자로부터 분리하고 보호하는 아동학대예방사업의 근간을 뒤집는 판결”이라고 했다.

한국지역아동센터연합회는 “아동학대 범죄가 얼마나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이고 아이의 인생을 송두리째 망가뜨리는 중한 범죄인지 알지도 못하는 우매한 자가 무릇 아이들의 인생을 두려움과 공포로 밀어 넣는 폭력적인 판결봉을 휘둘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판사는 시민사회와 시대정신이 요구하는 아동학대에 대한 중범죄를 경솔히 다뤘으며 천인공노할 학대를 자행한 이들에게 다시 아이를 지옥으로 밀어 넣는 판결을 했다. 김 판사가 즉시 법관의 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촉구·규탄한다”고 요구했다.

양부모는 2020년 2월부터 12월 경남 김해의 한 원룸에서 피해 아동을 홀로 생활하게 하면서 하루에 1번 음식공급 등을 제공해 보호·양육을 소홀히 했다.

피해 아동을 2010년 입양하고 지속적으로 양육해 오다 아동이 초등학교 입학 후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부딪힌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양부모와 피해 아동의 관계가 틀어졌고, 양부모는 서류상 이혼하고 양육권을 양부에게 지정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혼인관계를 유지하면서 피해 아동만 홀로 생활하게 하는 방법으로 유기·방임했다.

양부는 같은해 12월4~17일 원룸에 보일러를 켜지 않고 냉골에서 생활하도록 했다. 양모는 같은해 4월초와 5월하순 사이 점심 무렵에 피해자의 머리를 책으로 때리는 등 정서적·신체적 학대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부장판사는 “피해 아동을 제외한 나머지 가족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명목으로 어린 피해 아동을 희생하게 하는 방법을 선택하면서 부모로서 기본적 의무를 저버렸다”면서도 “현재 부양이 필요한 미성년 자녀가 있고, 피해아동의 정서적 치료를 위해 향후 보호기관 및 전문가 등과 꾸준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판시했다.

(창원=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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