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모드공유하기
동아일보|사회

백운규 영장기각에… 野 “정치보복 수사” 韓법무 “부패범죄 수사”

입력 2022-06-17 03:00업데이트 2022-06-17 03:29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법원, 760자 분량 영장기각 사유서
“대체로 혐의 소명, 일부 다툼 여지 직원과 관계 소원해 회유 우려 적어”
檢 “보강수사 뒤 영장 재청구 검토” 당시 박상혁 상관 김우호 조사할 듯
민주 “한동훈이 기획수사의 중심”… 韓 “제대로 수사하라고 월급 받아”

“상당한 양의 객관적 증거가 확보돼 있다. 진술만으로 유무죄를 가려야 하는 상황은 아니다.”

법원이 전날(15일)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58·사진)에 대한 영장을 기각하면서 이같이 밝힌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법원은 ‘말 맞추기’ 등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다는 점도 기각의 이유로 들었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의 영장 청구가 무리했다며 검찰이 ‘정치보복 수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부패범죄를 제대로 수사하는 건 검경의 존재 이유”라고 맞받았다.

법조계에선 “법원이 백 전 장관의 혐의에 대해선 소명됐지만,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어 현재로서 불구속 수사가 적정하다고 판단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백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 초기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장 13명의 사표를 종용한 혐의(직권남용) 등을 받고 있다.
○ 法 “범죄 혐의, 대체적 소명 이뤄져”

서울동부지법 신용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5일 백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검찰에 760자 분량의 영장 기각 사유서를 보냈다.

법원은 “범죄 혐의에 대한 대체적인 소명은 이뤄진 것으로 보이나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다툼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며 기각 이유를 밝혔다. 또 “(백 전 장관이) 장관직에서 물러난 지 3년 9개월 지났고 재직 당시 직원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지는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관련자들이 이해관계가 상반돼 피의자(백 전 장관)가 다른 피의자나 참고인을 회유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업부 국·과장 일부는 검찰에서 “백 전 장관으로부터 ‘산하 기관장의 사직서를 받으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시인했다고 한다.

법원은 “2019년 1월에 고발장이 접수되고 대대적으로 보도됐기 때문에 증거를 인멸할 생각이었다면 이미 인멸했을 것”이라고도 했다.

법조계에선 법원의 기각 사유를 보면 “적어도 핵심 혐의에 대해서는 수사가 탄탄히 진행됐다고 판단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부장판사를 지낸 변호사는 “법원이 영장을 기각하면서 혐의가 소명됐다고 몇 단락에 걸쳐 설명하는 건 이례적”이라며 “혐의는 입증됐지만 백 전 장관의 방어권 행사를 고려해 현 시점에선 불구속 수사만 해도 충분하다고 본 것”이라고 분석했다.

검찰도 법원이 혐의를 어느 정도 인정했다고 보고 보강 수사를 거친 뒤 백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할지 검토하기로 했다. 검찰은 당시 대통령인사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과 상관인 김우호 전 인사비서관 등에 대한 조사도 진행할 방침이다.
○ 민주당 “정치보복” vs 한동훈 “검경의 존재 이유”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백 전 장관 구속영장 기각에 대해 “법원이 검찰의 무리한 구속영장 청구에 경종을 울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문재인 정부 인사 및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에 대한 동시 수사는 법무부 장관에게 보고되고 대통령과 교감한다. 기획수사의 중심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 장관은 이날 교정대상 시상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백 전 장관 영장 기각에 대해 “구체적 사건에 대해 관여하지 않지만 부패 범죄를 제대로 수사해 국민을 보호하는 건 검경의 존재 이유”라고 반박했다. 또 ‘정치보복 수사’라는 야당의 비판에 대해서도 “중대범죄 수사를 정치보복이라고 부르는 것에 상식적인 많은 국민들께서 전혀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검경은 중대범죄를 제대로 수사하라고 월급을 받는다. 누구도 법 위에 있을 수 없다”고 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유채연 기자 ycy@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사회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