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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아이 태어나니 온동네가 축복이예요”

입력 2022-06-16 03:00업데이트 2022-06-1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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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시 옛도심 중학동 주민들
작년 5월부터 출산 이벤트 진행
관내 아이 출산에 축하카드 전달
미역-기저귀 등 푸짐한 선물도
충남 공주시 중학동 주민들이 지난달 말 태어난 이수현 군의 집을 방문해 건강을 기원하는 카드보드를 전달했다. 공주시 중학동 제공
‘수현아! 우리 동네 새 식구로 태어나서 정말 기쁘고, 온 동네가 축하해!’

10일 오후 충남 공주시 옛 도심의 전홍남 중학동장은 이렇게 손수 적은 카드보드를 들고 이수현 군의 집을 찾아갔다. 수현 군은 지난달 말 출생신고를 마쳤다. 손 글씨 주변 빈 공간은 하트와 곰돌이 등 귀여운 이모티콘으로 장식했다.

동네 아이의 건강과 행복, 사회적 성장을 바라는 주민들의 카드보드 행렬은 계속 이어졌다. “수현이 건강, 사랑, 행복하세요.”(박대신 반죽3통장), “수현아! 건강하게 자라서 사회의 모범에 되거라.”(한인택 봉황3통장)

건강을 기원하는 전통 금줄 달기 행사도 재현됐다. 방문단은 이날 새끼줄에 고추, 숯, 솔잎 등을 매단 금줄을 대문에 걸었다. 요즘에는 만들어진 금줄을 팔기도 하는데, 중학동에선 직접 제작하기로 한 것. 한인택 봉황3통장이 짚을 구해 물에 불린 뒤 손수 꼬아 굵은 새끼줄을 만들고 부정(不淨)을 막아준다는 고추, 숯, 솔잎 등을 매달았다.

주민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아이와 산모 등을 위해 미리 준비한 미역, 기저귀, 케이크 교환권, 가족사진 촬영권, 축하 꽃바구니 및 기저귀 전용 쓰레기통 등 푸짐한 선물을 전달했다.

중학동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이런 특별한 출산 이벤트를 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5월부터다. 윤관종 중학동 주민자치회장은 “고령화 저출산이 가속화하는 요즘 출산은 곧 애국이기도 하다”며 “주민 모두가 축하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중학동은 반죽동, 봉황동, 중학동, 중동 등 4개 동 16개 통을 포괄하는 행정동으로 4500여 명의 주민이 산다. 최근 통계를 보면 한 달에 1명꼴로 아이가 태어나고 있다. 중학동 행정복지센터 정지수 주무관은 “시골 면 지역에 비해서는 출산율이 높지만 지난해 기준 매달 4.5명꼴의 사망률을 따라 잡을 수 없어 자연 감소는 계속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수현 군 어머니 김모 씨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주민들께서 푸근하고 푸짐한 축하 이벤트를 해줘 너무 기뻤다”며 “아이를 더욱 예쁘고 건강하게 키우겠다”고 말했다.

개방형 읍면동장제 도입으로 지난해 1월 비공무원 출신으론 충청권 첫 동장이 된 전홍남 동장은 “저출산 시대에 태어난 아이와 산모, 가족 모두가 온 동네 사람들의 축복을 받도록 하고 싶었다”며 “앞으로도 희망하는 가정에 대해서는 이런 출산 이벤트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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