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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사회

피싱 피해자인줄 알고 신고했는데…‘현금 수거책’이었다

입력 2022-05-25 11:36업데이트 2022-05-25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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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남부경찰청
“연세가 있는 분이 인적이 드문 건물 지하로 내려가더라. 지하는 잘 안 다니는 곳이다. (위쪽에서) 내려다 봤더니, 돈을 많이 쌓아놓고 5만원권을 세고 있더라. ‘이거 이상하다’, ‘요새 현금을 많이 갖고 다니는 사람이 없는데’(라고 생각했다.)”

25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수원에서 건물 관리인으로 일하는 A 씨는 지난달 1일 오후 5시경 자신이 관리하는 건물 지하에서 5만원권을 세고 있는 남성 B 씨를 수상히 여겼다.

A 씨는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를 의심했지만, 확실치 않아 B 씨의 모습을 조금 더 지켜보기로 했다. 이후 B 씨는 건물 지하에서 현금을 챙겨 1층 은행 ATM기로 이동해 돈을 송금하려 했다.

경기남부경찰청

경기남부경찰청

A 씨는 고령으로 보이는 B 씨가 전화금융사기 피해자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출동한 경찰의 확인 결과, B 씨는 전화금융사기 현금 수거책이었다.

A 씨는 경찰에 “나는 그분이 피해자인 줄 알았다”며 “그분을 도와주려고 했던 건데 (송금책이었다)”고 말했다.

경기남부경찰청
당시 B 씨가 속한 전화금융사기 일당은 검사를 사칭해 조사가 필요하다고 속여 670만 원 상당을 받아 챙기려고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A 씨의 신고 덕분에 피해자는 B 씨가 이미 송금한 100만 원을 제외한 570만 원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

경찰은 A 씨를 ‘피싱 지킴이’로 선정하고 표창장과 신고보상금을 전달했다. 피싱 지킴이는 전화금융사기 피해 예방과 범인 검거에 도움을 준 시민에게 부여하는 명칭이다. 경찰은 누구나 관심을 가지면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는 내용의 피싱 지킴이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A 씨는 “(과거) 젊은 사람이 보이스피싱을 당해 억울해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뉴스를 접하고 (안타까움에) 잠을 못 잤다. 남의 인생을 망친 거 아니냐”며 “그런 사람들은 땅끝까지 쫓아가서 잡아야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에게 “‘남의 일엔 신경 쓰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내 일처럼 생각해서 조금이라도 (전화금융사기가) 의심되면 신고해 주시길 당부 드리고 싶다”고 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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