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살인’ 사건 피의자로 지목된 이은해(31)와 조현수(30)가 혐의에 대해 진술을 계속 거부하는 가운데,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이들의 살인 혐의 입증에 대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교수는 21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전화 인터뷰에서 해당 사건에 대해 “애당초 경찰 초동 단계에서 입증할 능력이 안 된다는 걸 시사할 정도로 어려운 사건이라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지금부터 밝혀야 할 문제들이 여태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많다. 지금까지 온 길보다 (가야 할 길이) 훨씬 멀어 보이는 사건”이라며 살인으로 의심할 만한 정황은 상당하지만 실제로 혐의를 입증하는 과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 교수는 “일단 (사망한 피해자 A 씨에게) 아무런 신체 접촉이 없었다”는 점을 꼽았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자발적으로 물에 뛰어들어 결국 사망했기에 (이 씨 등은) 피해자의 죽음에 아무 책임이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물에 빠진 A 씨에) 도움을 줘야 할 상황인데 도움을 주지 않고 피해자를 사망케 했다면 ‘부작위 살인’으로 주장할 수 있다”면서도 “이은해가 ‘튜브를 던져줬다’. ‘마지막 순간에는 못 봤다’고 하는데, 그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는 안 잡히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복어 독 살인 시도’ 의혹에 대해서는 “이들이 주장하는 바로는 복어 독 관련 문자는 일종의 장난스러운 대화였을 뿐 사실 복어 독을 먹인 적이 없다는 것 아닌가”라며 “물적 증거가 확보된 게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앞서 이 씨는 자필 진술서에서 “복어를 사서 매운탕 거리와 회로 식당에 손질을 맡겼고, 누구 하나 빠짐없이 맛있게 먹었다”며 “살해하려고 했다면 음식을 왜 다 같이 먹었겠는가. 식당에서 독이 있는 부분은 소비자가 요구해도 절대로 주지 않는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구속된 이은해가 자수 후에도 계속 묵비권을 행사하는 것에 대해 “묵비권 행사가 형량을 낮추는 데 도움 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일단 자수해서 감경 사유로 삼겠다는 뜻은 분명해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일반적으로 자수에 이르는 피의자는 과정을 다 털어놓고 ‘피해자에게 잘못했다’, ‘책임 충분히 감당하겠다’는 태도를 보이는데, (이 씨는) 진술 거부하는 태도가 일관성이 없어 보이고 피해자에 대한 죄책감도 엿보기 어렵다”며 “양형에 유리하도록 감경을 목표로, 형량을 협상하려고 자수한 것 아니냐는 얘기를 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 교수는 검찰의 보강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기업 직원에, 어린애도 아닌 성인 남자가, 연약한 여자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해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는가”라며 “결국 극단적 선택 비슷한 걸 시킨 것 아닌가, 그렇게 뛰어내리게 하는 걸 밝혀나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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