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헬기 추락, 2명 사망 1명 실종… 구조대 이송후 복귀중 참변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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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 해상서 사고… 1명은 구조
대만 해역 실종선박 수색 경비함에 대원들 내려주고 이륙 30초뒤 추락
해경 “블랙박스 분석해 원인 규명”… 유족 “야간비행, 무리한 것 아니냐”
실종 선박엔 한국인 선원 6명 탑승, 사고해역 시신 2구 발견… 수색 계속

실종자 수색 8일 새벽 제주 마라도 남서쪽 370km 해상에서 경비함에 구조대원을 내려주고 복귀하던 남해지방해양경찰청
 소속 헬기(S-92)가 추락했다. 사고로 탑승한 승무원 4명 가운데 2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해경 등은 사고 주변 
해역을 중심으로 실종자를 수색 중이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 제공
실종자 수색 8일 새벽 제주 마라도 남서쪽 370km 해상에서 경비함에 구조대원을 내려주고 복귀하던 남해지방해양경찰청 소속 헬기(S-92)가 추락했다. 사고로 탑승한 승무원 4명 가운데 2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해경 등은 사고 주변 해역을 중심으로 실종자를 수색 중이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 제공
8일 새벽 제주 서귀포시 마라도 남서쪽 해상에서 해양경찰청 헬기가 추락해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다. 사고 헬기는 실종 선박을 찾으러 이동 중인 경비함정에 대원들을 내려주고 이륙한 지 불과 30∼40초 만에 바다로 추락했다.

해경은 사고 해역 주변에서 조명탄 50여 발을 쏘며 야간 수색을 진행했다. 경비함정 7척과 군함 5척, 어업지도선 1척 등 가용 인력을 총동원했지만 아직 실종 승무원은 찾지 못했다.
○ 구조대원 내려준 뒤 추락
사고가 난 헬기(S-92)는 남해지방해양경찰청 항공대 소속으로 7일 오후 9시 15분경 중앙해양특수구조대원 6명을 태우고 부산 김해공항에서 이륙했다. 1시간 뒤 중간기착지인 제주공항을 경유해 다음 날 0시 53분 목적지인 마라도 남서쪽 370km 해상 제주해양경찰서 소속 경비함(3012함)에 도착했다.

경비함은 7일 오전 대만 서쪽 33km 해상에서 실종된 예인선 ‘교토1호’(322t)를 수색하기 위해 이동 중이었다. ‘교토1호’에는 60, 70대 한국인 선원 6명이 타고 있었다. 선원들은 선박과 함께 모두 실종됐으며 8일 사고 해역에서 한국인 선원으로 추정되는 시신 2구가 발견됐다.

헬기는 경비함에 구조대원들과 구조장비를 내려준 후 제주공항으로 가기 위해 오전 1시 32분경 경비함정에서 이륙해 30∼40초 비행하다 곧장 공해상에 추락했다. 헬기는 함정에서 이륙할 때 30m가량 수직으로 떠오른 뒤 수평비행을 하는데, 해경은 수평비행 전환 과정에서 헬기가 추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비함이 즉각 구조작업을 벌여 사고 15분 만에 기장인 최모 경감(47)을 구해냈다. 뒤이어 의식을 잃은 부기장 정두환 경위(51)와 전탐사(헬기 레이더로 선박의 움직임 등을 파악하는 대원) 황현준 경장(28)을 구조했지만 둘은 끝내 숨졌다. 정비사인 차모 경장(42)은 아직 찾지 못했다.
○ 추락 원인 미궁…블랙박스 수거가 관건
해경은 사고 직후 실종자 수색에 집중하느라 블랙박스 등 사고 원인 규명에 필요한 증거물은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 유일한 생존자인 최 경감은 제주의 한 병원에 입원 중이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사고 경위와 관련한 진술을 하기는 힘든 상황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조종 미숙이 사고 원인일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기장인 최 경감은 사고 헬기 기종(S-92)을 328시간 몰았다. 한 기종으로 200시간 이상 비행하면 해당 기종 교관 자격이 부여된다. 다만 비행이 까다로운 야간 상황이어서 실수가 있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

사고 당시 해역은 남동풍 초속 2∼4m, 파고 1m, 시정거리 약 9.3km로 기상도 양호한 편이었다고 한다. 정비 불량이나 기체 결함이 원인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고 헬기는 미국 시코르스키사 기종으로 2014년 2월 해경에서 도입했다. 최근 3년 동안 28회 정비를 받았는데 큰 결함은 발견되지 않았다. 같은 기종이 국내에 총 5대가 도입됐는데 해경이 보유한 2대 모두 사고 이력은 없었다.

제주해경 관계자는 “함정에서 이륙한 직후 추락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에 목격한 대원들이 많지만 정확한 사고 원인은 헬기를 인양한 뒤 블랙박스 조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동체 인양을 위해 해군 광양함이 9일 오전 사고해역에 도착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순직 해경에 대한 깊은 애도를 표하며 부상당한 기장의 쾌유를 기원한다”는 메시지를 냈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마라도#해경헬기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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