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40만명, 실제 확진자는 통계 두배”…오미크론 길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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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2월 24일 0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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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2022.2.23/뉴스1
23일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2022.2.23/뉴스1
오미크론 변이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의 우세종이 되면서 확진자 발생은 매주 2배씩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주 중으로 20만명대, 다음주에는 40만명선 발생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선별적인 검사체계와 무증상 확진자 등을 고려하면 숨은 감염자는 더 많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7만1452명으로 또다시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주말 진단검사량 감소에도 확진자 발생이 9만명선으로 발생하더니 주말 효과가 끝나자 전날(22일) 9만9573명 대비 7만1879명이 급증했다.

요일 기준으로 보면 5주 연속 더블링을 기록했다. 오미크론 유행이 본격화된 1월19일 5804명을 시작으로 ‘1월 26일 1만3007명→2월 2일 2만268명→2월 9일 4만9549명→2월 16일 9만439명→2월 23일 17만1452명’으로 매주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국제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 따르면 22일 발생한 확진자를 기준으로 독일이 22만1478명으로 뒤를 이었고, 우리나라는 그 뒤를 이었다. 이날 하루 발생한 확진자 기준으로 보면 세계 최다 수준인 셈이다.

먼저 오미크론이 우세화됐던 미국은 유행 정점 당시 100만명선, 영국도 22만명선을 기록하고 감소세를 띠고 있어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확진자 규모 자체가 큰 것은 분명한 상황이다.

각 지방자치단체가 자체 집계를 종합하면 23일 오후 6시 기준 확진자는 최소 13만7141명이다. 전날(22일) 동시간대 11만3084명보다 2만4057명이 많아 24일 0시 기준 확진자는 20만명에 육박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확진자 급증이 K-방역의 역설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오미크론 유행 정점 이후 감소세를 보이는 미국의 누적 확진자는 8027만563명으로 3억3418만88643명 대비 24% 수준이다. 영국 누적 확진자는 1869만5449명을 기록해 6847만1406명의 27.3%를 차지했다. 무증상·경증 환자들까지 감안하면 인구의 3분의 1 이상, 많게는 절반 가까이 자연면역을 갖고 있을 확률이 높다.

반면 국내 누적 확진자는 232만9182명으로 우리나라 인구 5131만7389명(행정안전부 2021년 12월 주민등록인구 현황)을 기준으로 4.5% 수준에 그친다. K-방역의 효과로 확진자 발생을 억제해온 셈이다. 그러나 오히려 자연 면역 획득이 적어 집단 면역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내 유행 상황에 대해 “이번주는 20만명이 넘고, 다음주에는 40만명이 넘을 수 있다”며 “검사를 60세 이상 위주로 하고 있어 실제 확진자는 정부 통계 수치에 2배 정도로 봐야 한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정부가 오미크론 유행과 관련 ‘코로나19의 출구’ ‘풍토병으로 가는 초기’ 등으로 평가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이미 방역당국에서 예측한 ‘정점’이 몇차례 수정되는 등 확산의 고비를 알지 못하는데, 방역 긴장을 완화하는 신호를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정점을 찍고 본격적으로 완화할 때 일상회복이 더 적절하다. 지금 ‘초입단계’라고 하면 국민들 입장에서는 이제 끝났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은 상태에서 초입단계라고 하기에는 시기적으로 빠르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자연감염으로 면역을 획득한 사람이 10%도 안 되고, 백신을 두번, 세번 맞은 사람도 오미크론에 걸려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유행의 규모가) 지금보다는 더 높게 올라가고, 내려갈 때도 길게 꼬리를 남길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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