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방역 첫날, 역학조사 ‘혼란’…재택치료 관리는 ‘한숨’

  • 뉴스1
  • 입력 2022년 2월 8일 15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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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이 검사를 받고 있다. 2022.2.7/뉴스1 © News1
7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이 검사를 받고 있다. 2022.2.7/뉴스1 © News1
“질병관리청 시스템 숙지도 안 돼서 매뉴얼 보고 공부하며 처리해야 하는 판입니다.”

확진자에 대한 역학조사가 환자 스스로 ‘셀프 기입’해야 하는 방식으로 변경된 가운데, 현장에서는 이같은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8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전날부터 기초역학조사의 경우 모바일 기반 자기기입식 조사 방법을 도입해 확진자가 스스로 역학조사 내용을 기입하는 방식으로 전환됐다. 종전에는 보건소 직원이 확진자와 개별 면담으로 진행했었다.

특히 접촉자 조사의 경우 기존 전수조사에서 이제는 Δ60세이상 Δ기저질환자 Δ감염취약시설 등 고위험군 중심으로 변경했다.

GPS를 이용한 자가격리앱 관리 체계도 없앴다. 앱을 통해 확진자와 자가격리자를 관리하던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은 재택치료 인력으로 전환된다.

서울시는 지난 3일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하며 “역학조사 시간이 현재 4시간 이상에서 약 1시간으로 단축됨에 따라 서울시 역학조사 대응 역량이 4배 정도 향상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전혀 다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서울 A 자치구 보건소 관계자는 “역학조사 업무는 줄었지만 재택치료의 경우 오히려 관리 인력이 부족해지면서 (업무량 부분에서) 크게 달라진 건 없다”며 “확진자가 줄어들어야 업무 분량이 줄어드는데 업무 자체만 조절된 것이어서 힘든 건 똑같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보건소 직원들이 코로나 업무를 기존 업무랑 함께하는 경우가 많다”며 “아무리 기간제 인력을 채용한다고 해도 요구되는 인력이 하도 많다보니 체계가 바뀌어도 달라진 건 없다”고 말했다.

역학조사와 자가격리를 확진자가 ‘셀프’로 하면서 보건소 과부하 상태가 해소될 것이라는 예상도 빗나갔다.

서울 B 자치구 관계자는 “보건소 업무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오전 내내 (보건소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새 역학조사 체계) 과도기여서 정신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의 갑작스러운 발표 탓에 혼선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새로운 역학조사 체계를 지난 3일 발표했지만,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해당 내용을 7일 최종 확정해 발표하고 당일 적용하기로 한 것.

중대본은 전날 오미크론 특성을 고려한 방역·재택치료 체계 구축 방안을 밝혔다.

◇“바뀐 방역지침 언론보도로 알아…너무 자주 바뀌어”

이에 현장에서는 충분한 준비 기간을 달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서울 C 자치구 보건소 관계자는 “갑자기 변경된 지침이 내려오면서 현장에서는 숙지도 안되고 우왕좌왕하고 있다”며 “새로운 내용이 있다면 질본에서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발표해 줬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A 자치구 보건소 관계자 역시 “지침보다 오히려 언론보도로 알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 간 의사소통이 잘 안 되는 것 같다”며 “위에서는 적합한 정책이라고 생각해서 그때그때 만들어 주는데 그 결정이 너무 자주 바뀐다”고 꼬집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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