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모드공유하기
동아일보|사회

“손님 줄고 방역패스 부담”… 자영업자들, 스스로 영업시간 줄인다

입력 2021-12-09 03:00업데이트 2021-12-09 03:00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위드코로나로 ‘통금’ 사라졌지만, 확진자 급증에 단체회식 줄취소
모임 제한에 방역패스까지 ‘발목’… 연말특수 기대접고 영업단축 확산
“매출 따져보고 더 일찍 문닫을수도”… “점심영업 포기하고 야간 배달 집중”
자영업자들 “영업시간 해제보다 인원제한 개선 등 실질적 지원을”
자영업자 단체 “코로나 피해 실질적 보상하라”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코로나 피해 자영업 총연합’ 회원 490여 명이 정부와 여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보상안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실질적인 손실 보상과 영업제한 철폐 등을 요구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지난주까지 밤 12시까지 문을 열었는데 어제와 그저께는 오후 11시에 닫았고 오늘은 오후 10시에 닫게 될 거 같아요.”

서울 성동구에서 20여 년 동안 감자탕 전문점을 운영해온 김모 씨(58)는 8일 “정부의 영업시간 제한이 사라지긴 했지만 요즘 손님이 줄어 영업 종료 시간이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루 24시간 가게를 운영했던 김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정부의 방역 정책에 따라 영업종료 시간을 앞당겼다가 지난달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이 시행되면서 밤 12시까지로 영업시간을 연장했다. 하지만 최근 확진자 급증으로 손님이 줄어 며칠 새 매출이 40% 급감했다.

위드 코로나 시행 이후 사회적 거리 두기에 따른 영업시간 제한이 사라졌지만 김 씨처럼 자체적으로 영업시간을 줄이는 자영업자가 늘고 있다. 8일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으로 7000명대를 넘어서는 등 최근 확진자 급증으로 단체 회식은 대부분 취소됐고, 사적모임 제한 인원도 수도권 기준 6명으로 줄었다. 여기에 방역패스 도입으로 손님들의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부담까지 생기자 영업시간을 스스로 단축하는 분위기다. ‘연말 특수’에 대한 기대는 접은 지 오래다.

서울 성동구 왕십리 번화가의 한 소곱창집은 최근 밤 12시까지였던 영업시간을 오후 11시까지로 1시간 단축했다. 정부가 6일 사적모임 인원 제한 등 긴급 대책을 발표한 이후 예약 취소가 이어지면서 매출이 3분의 1가량 줄었기 때문이다. 곱창집 직원 최모 씨(55)는 “당장 이번 주 토요일(11일)에 예정됐던 예약이 거의 다 취소됐다. 8인 이상 모임 예약 10건 정도가 빠졌다”며 “사장님은 사적모임 6인 제한에 따라 줄어든 매출을 따져보고 더 일찍 문을 닫을 생각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에서 족발집을 운영하는 A 씨(55)는 홀 운영을 중단하고 점심 장사를 쉬기로 했다. 종업원 없이 혼자 운영하는 식당이라 주방과 카운터를 오가며 손님들의 방역패스를 일일이 확인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한다. A 씨는 “아직 계도기간이지만 시험 삼아 체크 해봤더니 너무 정신이 없었다”며 “매출이 상대적으로 적은 홀 영업과 점심 영업을 포기하고 주력인 야간 배달에 집중하는 게 더 낫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은 영업시간 축소 보류보다 더 실질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A 씨는 “(정부가) 영업시간은 묶지 않았다고 생색내는 것같이 느껴졌다”며 “영업시간의 자유는 당연한 권리다. 업종을 불문하고 똑같이 적용되는 사적모임 인원 제한 조치를 개선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했다. 마포구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B 씨는 “하던 장사도 단축하는 판인데 24시간 영업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정상을 되찾을 때까지 자영업자들을 버틸 수 있게 해주는 실질적인 지원책을 제시해 달라”고 했다.

20개 자영업자 단체가 모여 구성된 ‘코로나 피해 자영업 총연합’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499명이 참가한 가운데 집회를 열고 정부 여당을 향해 실질적인 코로나19 피해 보상안을 요구했다. 이들은 ‘우리도 국민이다. 차별정책 즉각 철회하라’, ‘집합금지 중 임차료 관리비, 고정비 전액 보상하라’ 등 문구가 쓰인 팻말을 들고 국회 쪽을 향해 “각성하라”고 외쳤다. 전강식 한국외식업중앙회장은 “전체 자영업자 중 15%는 3개월 치 손실보상금으로 받은 돈이 고작 10만 원”이라며 “정부가 3개월 치 보상금으로 지급한 돈은 아르바이트생 4시간 시급도 안 되는 돈”이라고 지적했다.

김춘길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장은 “그간 빚더미에 짓눌린 나머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유흥주점 업주가 8명에 이른다”면서 “24개월 중 17개월간 영업을 못하게 해놓고 3개월 치만, 그것도 턱도 없는 금액을 보상하는 건 업주들에게 나가 죽으라는 소리와 다를 바 없다”고 성토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사회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