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시험 수능최저 미달 경고 있었지만…교육당국 ‘나몰라라’

뉴스1 입력 2021-11-23 15:56수정 2021-11-23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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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서울 중구 동국대학교에서 2022학년도 수시모집 논술전형고사를 마친 수험생들이 시험장을 나서고 있다. /뉴스1 © News1
문·이과 통합형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시행 여파로 문과생 사이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 미충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학에서 상위 등급을 받을 가능성이 떨어졌을 뿐 아니라 절대평가인 영어도 지난해보다 어렵게 출제된 탓이다.

통합형 수능으로 이 같은 상황에 대한 우려가 앞서 여러차례 제기됐음에도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은 채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교육당국의 책임론이 제기된다.

23일 입시업계에 따르면, 수험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카페와 커뮤니티에서는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이 가능할지를 묻는 게시글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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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험생은 “수학 ‘확률과통계’가 76점인데 2등급이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출 수 있다”며 가능성이 있을지 의견을 묻는 글을 올렸다.

입시업체들이 예측한 등급 커트라인(기준점수)을 보면 종로학원은 수학 확률과통계 2등급 커트라인으로 원점수 기준 78점을 예상했다.

반면 이투스는 76~77점으로 내다봐 때에 따라 해당 수험생은 수학이 2등급이 될 수도 있고 3등급으로 나올 수도 있는 셈이다.

또 다른 수험생은 “문과 최저학력기준이 폭망(폭삭 망했다)했다”며 “평소 맞추던 최저학력기준도 다 떨어지게 생겼다”고 우려했다.

입시업체들은 지난 18일 수능이 끝난 이후 수학에서 확률과통계를 선택과목으로 고른 문과생들이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줄곧 내다봤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수학에서는 확률과통계를 선택한 학생이 ‘미적분’이나 ‘기하’를 고른 학생보다 1~2등급 비율이 낮을 것”이라며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기가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영어도 1등급 비율 절반으로 떨어지면서 문과생에게 악재

영어가 지난해보다 어려워진 점도 문과생에게는 악재다. 절대평가인 영어는 문과생들이 상위 등급을 받는 통로로 역할을 해왔다.

지난해는 영어 1등급 비율이 12.7%에 이를 정도로 쉽게 출제되면서 문과생에게는 최저학력기준 충족에 순풍 역할을 했다.

하지만 올해는 영어 1등급 예상 비율이 6~7%로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 영어 덕을 보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워진 상태다.

지난 18일 수능을 치른 고교 3학년 수험생 박모군(18)은 “확률과통계를 골랐는데 공통과목이 수학에서 너무 어려웠다”며 “영어도 어려워져서 한 곳을 빼고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못 맞출 것 같다”고 말했다.

입시전문가 사이에서는 통합형 수능에서 매년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를 두고 혼란이 벌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유성룡 1318대학진학연구소장은 “수학은 문·이과 실력 차이가 분명히 나는 과목”이라며 “성적산출 방식이 변화하지 않으면 혼란이 매년 거듭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실력 차가 나는 수학에서 문이과 통합으로 문과생이 상위 등급을 받기가 어려워졌을 뿐 아니라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를 막기 위해 복잡한 계산식으로 보정점수를 도입하면서 성적 예측도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또 문이과 유불리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 수학 공통과목이 어렵게 출제됐다고는 하지만 미적분과 기하를 선택한 이과생이 우위에 있는 점은 여전한 문제도 있다.

한편에서는 문과생 불리가 불가피한 점을 고려해 교육당국이 각 대학에 문과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낮추도록 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대학 사이에서는 “교육당국에서 명확한 지침을 먼저 줬어야 한다”거나 “문과생 불리가 어느 정도로 나타날지 예측이 어려운 상황에서 최저학력기준을 무작정 낮추기도 힘들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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