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없는 수험생에 막내딸 신혼여행 선물 선뜻 내어준 택시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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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1월 18일 11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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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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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딸이 외국 신혼여행지에서 사와 선물한 시계지만 돌려받지 못해도 괜찮다는 마음으로 시계를 빌려줬습니다.”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일인 18일 손목시계 없이 시험장을 찾은 수험생에게 자신의 손목시계를 선뜻 내어준 택시 기사 김창길 씨는 동아닷컴과 통화에서 이렇게 말하며 밝게 웃었다.

제주서부경찰서 모범운전자회 회원인 김 씨는 이날 오전 수능 고사장인 제주제일고등학교를 찾아 자원봉사를 했다.

이때 한 수험생의 어머니가 다급하고 미안한 표정으로 손목시계를 차고 있는 김 씨에게 시계를 빌려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수험생인 아들이 시험장에 아날로그 손목시계를 가져오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수능 응시생에게 아날로그 손목시계는 필요한 준비물 중 하나다. 교육부가 부정 행위를 막기 위해 시험장 고사실에 벽시계를 걸어 두지 않기 때문이다.

김 씨는 수험생의 어머니의 부탁에 고민하지 않고 자신의 손목시계를 내어줬다. 김 씨의 시계를 건네받은 수험생은 안도하며 고사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김 씨는 수험생에게 빌려준 손목시계에 대해 “막내딸이 외국으로 신혼여행을 가서 선물해준 시계”라며 “소중한 시계지만 돌려받지 못해도 괜찮다는 마음으로 고민하지 않고 시계를 빌려줬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자신의 손목시계를 두고 시험을 치르고 있을 학생에게 “이것도 하나의 인연이 아닌가 싶다”며 “시험을 잘 봐서 꼭 대박 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씨의 손목시계를 빌린 학부모는 지역 매체 뉴제주일보에 “제주시 조천읍이 집인데 아무리 둘러봐도 시계를 파는 곳이 없어 막막했다”면서 “정말 기분 좋게 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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