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현대가옥 혼재, 서울의 개성 보여줘”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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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페로 총감독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를 총괄한 프랑스 출신 도미니크 페로 총감독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도시의 모습이 여러모로 
변화했다”면서 “앞으로는 회복력 있는 도시에 대한 고민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를 총괄한 프랑스 출신 도미니크 페로 총감독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도시의 모습이 여러모로 변화했다”면서 “앞으로는 회복력 있는 도시에 대한 고민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지난달 27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평일 오후였지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전시관 곳곳에는 20, 30대 젊은층을 포함해 많은 관람객들이 눈에 띄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대부분의 전시회는 관람 인원이 크게 줄었지만, 이 행사에는 온·오프라인을 통해 모두 72만 명이 다녀갔다.

전체 관람객 중 현장을 직접 찾은 오프라인 관람객은 12만 명으로 코로나19 전인 2019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31일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온라인 폐막 영상을 통해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가 도시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해답을 찾아가는 토론과 논의의 플랫폼으로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며 세계적인 비엔날레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는 ‘크로스로드, 어떤 도시에 살 것인가’라는 주제로 9월 16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진행됐다. 53개 나라, 112개 도시에서 190명의 작가와 40개 대학, 17개 해외 정부 및 공공기관이 참여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도시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 걸까. 행사를 총괄한 도미니크 페로 서울비엔날레 총감독(68)을 만나 도시의 변화 양상과 행사의 의미에 대해 물었다.

―행사에 담고자 한 내용은 무엇인가.

“다양한 위험을 겪으면서 도시는 위험한 곳이 돼 버렸다. 팬데믹 상황이 그런 점을 더욱 가속화한 부분이 있는데 도시가 살아있는 유기체로서 회복력 있는 공간으로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등을 생각해 보려고 했다. 각자 로컬(지역)에 맞게 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도시건축비엔날레가 가지는 의미는….

“비엔날레를 하나의 도시로 보고 산책을 하면 좋겠다. 건축가들은 영감을 얻는 장이 될 수 있고 일반 관람객 등 비전문가들은 전 세계 건축 분야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천천히 산책을 하면서 느끼면 된다고 생각한다.”

―도시의 모습이 변화하는 이유는….

“생활 방식의 변화가 큰 영향을 준다. 지금을 예로 들면 사람들이 커뮤니케이션을 대부분 디지털을 통해 즉각적으로 하면서 거리의 모습이 변했다. 과거에는 업무 공간, 주거 공간, 놀이 공간 등이 나뉘어, 이동을 해야 했는데 지금은 굳이 먼 거리를 이동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집 문을 열고 나가면 정원이 있고 정원 밖에는 시장이 있기를 바란다. 기술 발달 등이 공간 간 거리를 줄이고 모습을 바꿨다.”

―서울은 어떻게 변해야 하나.

“아파트 등 획일적인 공간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 좀 더 외부로 뻗어나가 공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식의 모습을 고민해야 한다. 단, 동네를 갈아엎는 식이 아닌 기존의 것을 바탕으로 건설을 해야 한다. 그것이 현재 글로벌 트렌드이기도 하다.”

―서울에 인상 깊은 공간이 있다면….

“인사동이 생각난다. 그곳은 관광지이긴 하지만 곳곳에서 전통가옥과 현대가옥이 혼재된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그런 것들이 서울의 개성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행사를 마치면서 아쉬운 점은….

“짧은 기간 진행했는데 많은 분들이 오셨다. 팬데믹 때문에 디지털 위주로 진행된 건 아쉽다. 다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축제를 즐겼으면 좋겠다. 또 비엔날레 전시물 등을 재활용하고 그 유산을 이어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오세훈 시장님과도 그 이야기를 했는데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페로 총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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