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기부하시면 묫자리도 드립니다”…대학들 기금 모금 안간힘

조유라 기자 입력 2021-10-13 13:43수정 2021-10-13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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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금을 낸 기부자들을 위해 전용 묘역(墓域)을 만드는 대학이 나왔다. 총장이 전국 각지의 기부자를 찾아 만나는 것은 이제 흔한 일이 됐다. 13년 연속 등록금이 동결된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재학생 충원율까지 감소한 탓에 기부금 모집을 위한 대학들의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대구가톨릭대(총장 우동기)는 1억 원 이상 발전기금 기부자를 대상으로 한 예우 묘역을 조성한다고 13일 밝혔다. 천구교 대구대교구가 운영하는 경북 군위군 가톨릭 군위묘원에 500여기 수준의 ‘DCU 공로자 묘역’을 만들 계획이다. 이 대학은 그동안 고액 기부자를 위해 도서관 이용, 기념식수, 총장 명의 감사장 등의 혜택을 제공해 왔으나 묘역 제공은 처음이다.

대구가톨릭대는 고액 기부자 가운데 고령자가 많다는 점에서 ‘묘역 제공’이라는 혜택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 대학은 5억 원 이상 기부자 또는 기부자의 배우자가 사망할 경우 학교장 장례미사를 봉헌한다. 5000만 원 이상 기부자를 대상으로는 매년 기일에 추모미사를 시행하는 혜택도 신설했다.

이처럼 대학들은 최근 다수의 소액 기부금 대신 소수의 고액 기부금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대규모 동문회 행사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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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취임한 한균태 경희대 총장은 직접 기부자 명단을 들고 지방 동문들을 찾아가고 있다. 의대 또는 한의대를 졸업한 뒤 지방에서 병원을 운영하거나 사업체를 운영하는 동문들 위주로 방문한다. 부산, 진해, 창원, 제주 등 올해만 6회 가량 진행됐다. 한 총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단체 행사가 없어지면서 개별 또는 소수 인원으로 동문을 찾아가고 있다”며 “코로나19 이전에는 없었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대학들은 2009년 이후 등록금이 동결되며 별도 예산인 발전기금이 차지하는 의미는 크다고 입을 모았다. 전체 예산에서 발전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3% 수준이지만 시설비, 연구비, 교육비 등 대학이 필요한 곳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등록금 의존도가 큰 지방 사립대에는 동문들의 발전기금은 단비같은 존재다. 한 지방 사립대 관계자는 “학생 충원율 하락, 10년 이상 등록금 동결, 구조조정 기금 마련 등의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며 “지방대는 기업들의 기부도 받기 쉽지 않아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동문들의 발전기금 유치가 절실하다”고 전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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