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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사회

‘백신 패스’ 혜택과 차별 사이 기본권 논쟁…해외선 어떨까

입력 2021-10-04 07:56업데이트 2021-10-04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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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 News1
정부가 백신 접종자들에 대해 인센티브를 주고 미접종자들의 접종률을 끌어올릴 방법으로 ‘백신 패스’를 준비 중이다. 백신 패스는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 가기 위한 중간 단계로 급격한 완화로 인한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세를 억제하기 위한 일종의 방역 조치다.

그러나 백신 패스 도입을 놓고 벌써부터 일각에서는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접종자들에 대한 차별이 될 수 있다는 것이 해당 의견의 핵심이다. 기저 질환으로 인해서 백신을 맞고 싶어도 맞지 못하는 사람들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 같은 사각지대가 존재하기에 정부도 백신 패스 모델 고안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4일 정부에 따르면 방역당국은 백신 패스 도입 여부를 비롯한 세부 방안을 검토 중인데, 모델은 서구권이 실시하고 있는 백신 패스 형태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역 완화는 불가피…백신 패스는 완충 지대 역할

정부는 현재 적용 중인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17일까지 연장했다. 다만, 방역 기준은 일부 완화했다. 결혼식이나 돌잔치, 실외 체육시설 등 국민 생활에 밀접한 행사에 대해서는 백신 접종 완료자 중심으로 참석 인원을 확대했다.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되는 시점이면 이 같은 방역 수칙은 더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 예방 백신 접종률이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국민의 절반 이상이 2차 접종까지 마친 상황이다. 이번 달 말에는 접종 완료율이 7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높아진 접종률을 바탕으로 11월 초에는 단계적 일상 회복을 위한 방역 체계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우려스러운 지점은 존재한다. 방역 수칙을 완화할 경우 지금의 확산세가 다시 커질 수 있는 탓이다. 더욱이 미접종자의 중증화율과 치명률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따라서 방역당국은 백신 패스 도입이 최종적으로 위드 코로나로 가기 위한 완충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전체 확진자 규모보다 결국 미접종 감염자의 규모를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해질 것”이라며 “이에 당국도 미접종자의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백신 패스와 같은 제도를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김현철 홍콩 과학기술대학 교수도 “(백신 패스는) 백신을 맞지 않은 분들을 맞게끔 유도하는 부분이 있고, 또 이미 (다중이용시설에) 오신 분들을 보호하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는 장기간의 팬데믹에 따라 극심한 피해를 받고 있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을 고려할 때 방역 완화는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우선 백신 패스를 통해 일상 회복을 모색하고 차츰 정상적인 영업으로 단계를 밟아나간다는 계획이다.

소상공인들 역시 적극적인 방역 완화를 주장하고 있다. 노화봉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정책연구센터장은 토론회에서 소상공인들의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강조하며 “일단 사회적 대응 방안으로 백신패스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신 패스 앞다퉈 도입하는 서구권…미접종자는 PCR 음성 확인서 필요

그렇다면 우리나라보다 백신 접종률이 높은 세계 각국의 대응은 어떨까. 서구권은 백신 패스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며 일상 회복을 시도 중이다.

지난 8월 미국 뉴욕시는 현재 전 세계가 도입하고 있는 형태의 백신 패스를 가장 먼저 시행했다. 백신을 최소한 한차례 이상 맞았다는 증명서가 있어야 뉴욕시에 있는 식당이나 체육관, 공연장에 들어갈 수 있도록 했고, 현장 단속에 나서 위반 시 최대 5000달러의 벌금을 물기도 했다.

다만, 서구권의 백신 패스 모델은 점차 백신 접종자들에게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백신 미접종자라도 48~72시간 이내의 코로나19 PCR 음성 확인서를 제출하면 접종자와 같은 혜택을 누리게 하고 있다. 코로나19 완치자도 같은 혜택을 적용받는다.

프랑스와 독일은 접종자와 요건을 갖춘 미접종자를 대상으로 지역 간 이동과 스포츠 경기장, 극장 출입을 허용하는 백신 패스를 실시하고 있고 덴마크나 노르웨이의 경우 접종자에 한해서는 모든 규제를 풀었다. 루마니아의 경우 백신 접종이 끼어있는 관광 상품을 만들어 백신 접종률을 끌어올리는 한편, 관련 상품 할인 혜택도 주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백신 패스가 조금 더 엄격하다. 이탈리아는 직장 출근을 위해서는 반드시 백신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

엄격한 방역 정책을 펼치고 있는 호주도 접종자를 대상으로 일부 방역 수칙 완화를 모색하고 있다. 호주는 백신 패스를 도입,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들에 한해 이달부터 거리두기 조치를 완화하고, 12월부터는 방역 조치를 전면 해제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반해 아시아의 백신 패스는 조금 더 엄격하다. 아시아에서는 홍콩과 싱가포르가 백신 패스를 가장 먼저 도입했는데, 백신 미접종자나 코로나19 완치자에 대해서는 보건 패스를 인정해 주지 않는다. 미접종자는 클럽이나 바와 같은 밀접 접촉 공간은 아예 이용할 수 없다.

대신 접종자에 대한 혜택은 후하다. 홍콩의 경우 식당 종업원이 모두 백신 접종자일 경우 영업 시간이 연장되며 손님의 3분의 2 이상이 백신 접종 완료자일 경우 새벽 2시까지 영업이 가능하다.

◇절대다수의 일상 회복과 모두의 기본권…어느 가치가 우선인가

지난달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백신 패스를 반대합니다’라는 청원글이 게시됐다. 청원글의 요지는 부작용으로 백신 접종을 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는 만큼 접종자를 우선하는 백신 패스는 차별이라는 것이다.

청원글의 의견대로 맞고 싶어도 백신을 맞지 못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정부가 적극적인 구제 대책을 세워야겠지만 문제는 소신에 따라 백신을 접종하지 않는 사람도 여전히 많다는 것이다.

앞서 백신 패스를 도입한 국가에서도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 서구권 중에서도 엄격한 규제를 내놓은 이탈리아에서는 접종 완료자를 뜻하는 그린 패스 제도 거부 시위가 있었다. 프랑스에서도 다중이용시설 이용 시 접종 증명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4주 연속 열리기도 했다.

아울러 가장 큰 문제는 백신 접종 여부 하나만으로 인간의 기본권이라고 할 수 있는 이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 맞느냐는 윤리적 문제가 있다. 전 세계가 이미 백신 여권을 도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유행의 공포가 조금씩 가라앉을수록 이 같은 문제는 더 논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 역시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국가 간의 이동에 대한 백신 여권의 혜택을 더 크게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물론, 전문가들은 이 같은 문제를 미접종자의 배제가 아니라 접종자의 혜택을 풀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는 “백신 접종은 의무가 아니기 때문에 미접종자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며 “이익, 불이익을 떠나 미접종자가 감염되지 않도록 할 보호장치들로 작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사각지대 해소에도 불구하고 백신 패스 자체가 차별적 요소를 띄고 있다고 보는 사람들의 반발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결국은 어느 가치를 우선적으로 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수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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