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피해 여성들의 뇌…의사들도 깜짝 놀랐다

뉴스1 입력 2021-09-26 07:16수정 2021-09-26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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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피해 여성 © News1 DB
과거에 성폭력 피해를 입었던 중년 여성의 뇌를 스캔해보니 인지 능력 저하, 치매, 뇌졸중 등을 유발할 수 있는 뇌조직 손상이 발견됐다는 최신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성폭력이 피해자에게 심리적인 것 뿐 아니라 신체적으로도 장기간 막대한 영향을 미침을 시사했다.

지난 22일 미국 CNN방송 및 독일 국영TV 도이치벨레에 따르면 미국 피츠버그 대학 공중보건대학원 교수인 레베카 서스턴은 기저 질환이 없는 중년 여성 145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

참가자 중 68%는 최소 한개 이상의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를 경험했다고 보고했는데 그 가운데 23%는 그 트라우마 원인이 성폭력이라고 답했다. 이는 다른 트라우마 원인 중에서도 가장 비중이 높았다.

이들의 뇌를 스캔한 결과 트라우마를 경험한 여성들이 트라우마가 없는 여성들보다 더 백질과집중(White Matter Hyperintensity) 경향을 보여줬다. 특히 성폭력 경험 여성의 백질과집중 경향이 더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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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질과집중 현상은 MRI 상에 하얀 작은 점으로 나타나는데, 뇌에 손상을 남긴 혈류 장애가 있음을 의미한다. 보통 성폭력은 청소년기와 성인기 초기에 당하는 사례가 많은데 중년의 여성에 이것이 나타난 것은 성폭력의 정신적 외상의 영향이 장기적으로 미치고 있음을 뜻한다.

서스턴 교수팀은 2018년에는 성폭력 피해자들이 수면의 질 저하, 불안증, 우울증, 고혈압 등으로 고통받을 가능성이 더 높은 것을 발견한 바 있다.

당시 연구진은 40~60대 여성 304명에게 성폭력 경험과 건강 관련해 설문조사했다. 응답 여성의 19%는 직장에서 성희롱을, 22%는 어떤 시점에서 성폭력을 각각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그런데 연구 결과 성희롱을 당한 여성들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고혈압 증상을 보일 확률이 약 2.36배, 수면의 질이 떨어질 확률은 89% 더 높았다. 또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혈중 지방 성분인 트리글리세리드 발생 가능성도 3배 더 높았다. 서스턴 교수는 성적으로 괴롭힘을 당한 것이 혈압, 트리글리세리드, 수면 패턴에 영향을 미치는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에 영향을 미친다고 추정했다.

성폭력을 겪은 여성들에게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성폭력을 겪은 여성들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우울증에 걸릴 확률은 2.86배, 불안증에 걸릴 확률이 2.26배, 그리고 수면의 질이 나빠질 확률이 2.15배 높았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북미 여성 3명 중 1명 이상이 일생 동안 적어도 한 번은 성폭력을 경험한다.

전문가들은 전세계적으로도 이 비중이 비슷하다고 말한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연구에 따르면 전세계 약 7억3600만명의 여성들이 친밀한 파트너로부터의 폭력 또는 파트너가 아닌 사람으로부터 성폭력, 혹은 두 경우 모두를 일생에서 최소 한 번 이상 경험한다고 했다.

이는 15세 이상 여성의 30%에 해당해, 전세계 어떤 여성이라도 세 명 중 한 명 꼴로 성폭력을 경험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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