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오피스텔 지인살해 40대 첫 공판서 혐의 인정…피해자 부인 “엄벌”

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지인을 살해한 피의자 A씨가 7월23일 오전 서울 마포경찰서를 나와 검찰에 송치되고 있다. 2021.7.23/뉴스1 © News1

서울 마포구 동교동의 오피스텔에서 옛 회사 동료를 살해하고 도주한 40대가 첫 공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문병찬)는 13일 오전 강도살인, 방실침입, 재물은닉, 사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A씨(41)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검사 측은 “피고인은 2018년부터 경영난에 빠지면서 과거 근무하던 증권회사 입사동기인 피해자로부터 돈을 빌려달라고 부탁했으나 거절당하자 피해자를 살해한 뒤 해외로 도주하기로 마음먹고 계획을 세웠다”며 “전기충격기와 둔기, 흉기를 미리 준비해 피해자의 머리와 얼굴, 목 부분을 수차례 가격해 살해한 뒤 사체를 유기했다”고 밝혔다.

A씨 측 변호인은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피해자의 부인은 법원에 나와 “입사 초기 피고인이 회사에서 난처한 일 겪었을 때 저희 신랑이 도와줬고 카드값도 몇 차례 빌려줬다”며 “네살짜리 아이의 아빠이고 한 집의 가장을 그렇게 (살해)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고 저희 신랑은 돌아올 수 없지만 엄벌에 처해줬으면 좋겠다”고 분노했다.

황토색 수의를 입고 하얀 마스크를 쓴 채 법정에 선 A씨는 무표정으로 일관했다.

A씨는 지난 7월13일 재물을 뺏을 목적으로 피해자 B씨가 사무실로 쓰던 오피스텔에 침입해 미리 준비한 전기충격기와 둔기, 흉기로 B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후 B씨의 주식을 매도한 후 B씨 소유의 PC, 휴대전화를 가져간 혐의도 받는다. 다만 매도한 주식을 현금화하지는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B씨가 살아있는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대리기사를 통해 B씨의 차량을 대구로 이동시키고, 본인은 B씨의 사체를 여행용 가방에 담아 경북 경산시에 위치한 창고 정화조에 유기한 혐의도 받고 있다.

B씨 가족의 실종신고를 접수한 서울 마포경찰서는 B씨의 오피스텔에서 혈흔 등 범죄 혐의점을 발견하고 현장 폐쇄회로(CC)TV로 피의자를 특정, 동선을 추적해 A씨를 범행 이틀 뒤인 15일 오전 경북 경산에서 체포한 후 구속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보완수사를 거쳐 A씨를 지난달 10일 기소했다.

다음 재판은 10월13일 오전에 열린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