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 소방관, 물에 빠져 의식잃은 아이 인공호흡으로 살렸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9월 12일 15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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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날 가족들과 나들이를 갔던 소방공무원이 인근에서 물에 빠져 의식을 잃은 아이를 인공호흡으로 구했다.

12일 소방청에 따르면 4일 오후 전북 고창소방서 소속 안병호 소방장(37)은 가족과 함께 임실에 있는 사선대 관광지를 찾았다. 이곳에서 여가를 즐기던 그는 다급하게 119를 외치는 목소리를 듣고 소리가 나는 곳으로 달려갔다. 그곳에는 저수지에 빠졌다가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물 밖으로 건진 4살짜리 아이가 있었다. 안 소방장이 아이의 상태를 확인해보니 의식이 없고 맥박은 있으나 호흡이 미약했다. 입술, 피부 등은 암청색을 띄었으며 얼굴은 움직이지 않는 강직 현상을 보였다.

안 소방장이 수차례 인공호흡을 하자 아이의 입에서 물과 구토물이 나왔다. 이후 강직이 풀리며 아이는 울기 시작했다. 안 소방장은 남아있는 물이 입 밖으로 나올 수 있게 아이의 자세를 잡아주고 등을 두드리며 진정시켰다. 이후 아이는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회복 과정을 거쳐 8일 퇴원했다.

안 소방장은 1급 응급구조사로 2011년 임용됐다. 이전에는 2년간 병원응급실에 근무했고 구급지도관, 특별구급대원 자격을 보유한 베테랑 소방관이다. 안 소방관은 “소방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4살 아이를 키우는 아빠로서 위험에 처한 다른 아이를 구할 수 있어 더욱 뜻 깊다”고 말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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