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걸린 것 같아서…” 택시요금 5000원 미루는 승객[e글e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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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9월 6일 13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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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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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요금 5000원을 다음에 주겠다고 차일피일 미루는 ‘진상’ 승객 때문에 고충을 겪은 택시기사의 사연이 전해졌다.

이은의 이은의법률사무소 변호사는 6일 페이스북을 통해 택시기사 A 씨와 나눈 대화 내용을 전했다.

이 변호사에 따르면 이날 아침 택시를 타고 출근하던 이 변호사는 스피커폰(스피커로 상대방 목소리가 나와 수화기를 들지 않고 통화할 수 있는 기능)으로 통화하는 택시기사 A 씨의 목소리를 들었다. A 씨의 통화 상대는 열흘 전 태웠던 승객 B 씨였다.

A 씨에 따르면 B 씨는 당시 ‘요금 5000원을 나중에 보내겠다’고 A 씨와 약속했지만 아직까지 요금을 보내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것 같아 집 밖으로 나갈 수 없다는 이유를 댔다.

B 씨는 통화에서 A 씨에게 “17일에 은행에 갈 수 있다”, “그날 받을 돈이 들어 온다”, “나는 그런(택시비를 떼어먹는) 사람이 아니다” 등의 말을 했다. A 씨는 “17일에도 안 보내면 고소한다”고 경고한 뒤 전화를 끊었다.

A 씨는 본의 아니게 통화 내용을 들은 이 변호사에게 “차라리 사과를 하면 포기하고 치웠을 텐데, 열흘 전 택시를 타고 내려서는 계속 저런 식으로 회피하며 (요금을) 안 낸다”며 “집으로 오라는 둥, 자기 그런 사람 아니라는 둥 해서 짜증이 났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A 씨에게 “이 상황에 자기 그런 사람 아니라는 말이 굉장히 이상한데, 이상한 사람과 엮이면 피곤해지니 5000원이면 얼른 치워버리시라”고 조언했다.

그러자 A 씨는 껄껄 웃으며 이 변호사에게 “누구든 상황을 같이 접하고 해줬으면 했던 말인데, 이제야 듣는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이 같은 상황을 전하며 “이미 이상한 짓을 하며 자기가 그런 사람 아니라고 하는 인간들은 그냥, 엮이지 말고 빨리 지나가는 게 답”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세상엔 집착이 많은 자들도 많고, 사기꾼도 많다”며 “그런 이들이 더러워서든 무서워서든 할 수만 있다면 안 마주치거나 빨리 지나가는 게 그나마 답이라니 아이러니하지만, 일상의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썼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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