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합조치 제때 안해 뇌손상 입은 생후 7개월 영아…2.8억 배상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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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9월 1일 1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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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2020.07.14. © 뉴스1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2020.07.14. © 뉴스1
생후 7개월 영아에게 기관절개술을 실시하고 봉합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뇌손상을 입힌 서울의 대학병원이 피해자 측에 수억원을 배상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1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12부(부장판사 이병삼)는 지난 8월13일 피해자 측이 해당 병원이 속한 대학법인에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약 2억8124만원을 배상하라고 선고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장기 곳곳에 장애가 생기는 ‘차지증후군’이라는 희귀질환을 앓던 피해자 A군은 2018년 1월부터 해당 병원 소아중환자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A군의 폐렴이 심해지자 의료진은 기관연화증 등으로 인한 기관삽관이 오래 지속돼있다고 판단해 같은해 5월 기관절개관을 삽입하는 수술을 진행했다. 그러나 2주 뒤 A군의 기관절개관을 소독하던 간호사가 고정부위가 제대로 봉합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고, 의사에게 알렸으나 조치는 곧바로 취해지지 않았다.

이후 5시간 가량이 지난 뒤 A군의 기관절개관은 고정되지 않고 밀려나왔으며 이로 인해 갑자기 산소포화도가 86%까지 떨어지는 긴급상황이 발생했다. 의료진은 심폐소생술을 지속하면서 기도삽관을 시도한 끝에 20여분만에 인공기도를 삽입했다.

사고 이후 두 차례 진행된 A군의 뇌 MRI 검사에서 A군은 저산소성 허혈성 뇌손상 후유증 판단을 받았으며, 현재 심각한 뇌손상으로 생명징후 외 의미있는 반응이 없으며 인지·운동·감각·언어 등 기능이 회복되지 않는 상태다.

병원 측은 “A군 기관절개관 이탈 즉시 기도삽관을 시도했으나 원고의 차지증후군에 따른 기관연화증으로 인해 기도삽관이 어려워 시간이 지체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의료진은 A군의 경우 기도삽관의 어려움과 기관절개관 이탈 시 발생할 수 있는 치명적 결과가 예견됐던 만큼 의료진에게는 더 철저히 관리하고 대비했어야 할 의무가 있었다”며 “이 사고로 약 43분 간 지속됐던 저산소증과 저혈압으로 인한 뇌관류 저하가 뇌손상의 원인이 됐다고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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