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1차 살해뒤 집 이탈했는데… “편의점 갔다”에 현장 안간 법무부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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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발찌범 주거지 이탈 경보 받고 출동했다
“약 사간다” 통화후 확인않고 복귀… 법무부 “귀가땐 추후조사 일반적”

CCTV에 찍힌 범인 여성을 살해한 뒤 27일 오후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성범죄 전과자 강모 씨가 
28일 오전 서울역 인근에 모습을 드러냈다. 강 씨는 서울역까지 타고 왔던 렌터카를 버렸고, 휴대전화를 시내버스에 놓고 내리는 
수법으로 경찰의 위치 추적을 피했다. 채널A 제공
CCTV에 찍힌 범인 여성을 살해한 뒤 27일 오후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성범죄 전과자 강모 씨가 28일 오전 서울역 인근에 모습을 드러냈다. 강 씨는 서울역까지 타고 왔던 렌터카를 버렸고, 휴대전화를 시내버스에 놓고 내리는 수법으로 경찰의 위치 추적을 피했다. 채널A 제공
27일 0시 14분경 법무부 산하 서울동부보호관찰소에 전자발찌(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자가 야간 외출 제한 명령을 어기고 집을 나갔다는 경보가 울렸다. 무단 외출자는 성범죄 등 전과 14범 강모 씨(56)였다. 강 씨는 2, 3시간 전인 26일 오후 9시 반∼10시경 집에서 40대 여성을 살해한 상태였다.

당시 보호관찰소 당직 직원은 강 씨의 서울 송파구 거여동 집으로 출동하며 강 씨와 통화를 했다. 강 씨는 “배가 아파 편의점에 약을 사러 다녀왔다. 근처에 없어서 택시를 타고 약을 사서 들어가고 있다”고 했다. 당직 직원은 무단이탈 20분 만인 0시 34분 강 씨의 위치정보가 집에 있는 것으로 나오자 “추후 조사하겠다”며 차를 돌려 복귀했다.

하지만 경찰은 강 씨가 첫 번째 살해 다음 날인 27일 오후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외부에 버리는 등 수사를 따돌리려 했던 점 등으로 미뤄 야간 무단 외출도 범행 은폐 목적이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강 씨는 경찰 조사에서도 “야간 외출이 제한돼 있어 첫 범행 뒤 집에만 있었다”고 하는 등 거짓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씨는 보호관찰소 직원과 통화 후 5시간 반쯤 지난 오전 6시경 집을 나섰다. 살해한 40대 여성의 시신은 집에 그대로 둔 상태였다. 강 씨는 이날 오후 5시 31분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고, 약 33시간 뒤인 29일 오전 3시경 50대 여성을 추가로 살해했다.

보호관찰소와 강 씨의 집은 차로 약 13분 거리다. 당직자가 강 씨의 집을 찾아 현장을 확인했다면 추가 범행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탈자가 귀가한 것으로 확인되면 추후 보호관찰소로 불러 이탈 사유를 조사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했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김태성 기자 kts5710@donga.com
#전자발찌범#이탈#법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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