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지사는 이날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 기숙사 925동을 찾아 이 씨의 유족과 동료 노동자들을 만났다. 이 씨의 사망 이후 유족과 노동조합은 서울대 측이 이 씨 등 청소노동자들에게 과도한 업무 지시 등으로 모욕감과 스트레스를 유발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 지사는 유족들과의 면담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면담에 배석한 더불어민주당 홍정민 의원은 “(이 지사가) 7년 전에 여동생이 청소 노동자였는데 화장실에서 돌아가셨다고 한다. 그때 생각이 많이 나서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고 전했다.
서울대 기숙사 925동은 지난달 26일 숨진 채 발견된 이 씨가 청소를 담당했던 곳이다. 이 지사는 면담 위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가족 분들이 가슴이 아파서 위로의 말씀을 드리러 온 만큼 제가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다.
이 지사의 이런 반응에 구 교수는 9일 페이스북을 통해 “한 분의 안타까운 죽음을 놓고 산 사람들이 너도 나도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것이 역겹다”며 “언론과 정치권과 노조의 눈치만 봐야 한다는 사실에 서울대 구성원으로서 모욕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구 교수의 글에 대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은 “고인을 두 번 죽인 서울대의 망언을 규탄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구 교수는 10일 페이스북에 다시 글을 올려 “어휘 선정에 신중했어야 했는데 이로 인해 불쾌감, 역겨움을 느끼신 분들께는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피해자 코스프레 역겹다’는 부분은 정치권을 두고 한 말”이라고 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