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서 밥 먹는 나라” 서울대 청소노동자 사망에 靑청원 봇물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1-07-08 13:54수정 2021-07-08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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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기숙사 출입문에 고인의 명복을 비는 메시지가 붙어있다. 사진=뉴시스
서울대학교에서 청소노동자로 근무하던 50대 여성이 교내 휴게실에서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지난달 올라온 청소노동자 처우에 관한 청원이 뒤늦게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2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청소노동자들이 화장실에서 식사하지 않도록 휴게 공간을 보장할 것을 의무화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당시 3000명 선에 그쳤던 해당 청원은 서울대 청소노동자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지 하루 만에 8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으며 8일 오후 2시 기준 청원 참가자는 14만 명에 달한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청원인은 “청소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은 그동안 사건·사고가 발생할 때만 간헐적으로 지적됐다”며 “이제는 하루 이틀 분노하고 슬퍼하다가 흩어지는 것 이상의 논의가 있어야 할 때”라고 운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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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작년 11월 문재인 대통령은 ‘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다’라고 외친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맞아 전태일 열사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하고 ‘노동 존중 사회로 가겠다는 정부 의지’를 밝힌 바 있다”고 언급했다.

숨진 A 씨가 근무했던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기숙사 휴게실의 모습. 사진=뉴시스
청원인은 “휴식권, 그것도 생명 활동에 필수적인 식사와 용변은 기계가 아닌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권리”라며 “시민이 화장실에서 밥을 먹는 나라에서 선진국이며 자부심이며 4차 산업이 다 무슨 소용이냐”고 했다.

그러면서 “휴식권 보장을 법적인 의무로 강제하지 않는다면 기업은 굳이 자발적으로 추진할 동기가 없다”며 “청소노동자들이 화장실에서 식사하지 않도록 휴게공간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것을 의무화해 달라”고 덧붙였다.

해당 청원은 이달 21일 마감되며, 기한 내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청와대와 정부 관계자의 공식 답변을 얻을 수 있다.

7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행정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A 씨 유족이 눈물을 흘리며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지난달 26일 서울대 기숙사 환경미화원 휴게실에서 환경미화원 A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 씨 유족은 7일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 씨가 평소 업무와 무관한 영어 시험을 본 뒤 공개적으로 망신을 당하는 등 서울대 측의 갑질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서울대 측은 “숨진 A 씨가 본 시험은 지난달부터 근무를 시작한 팀장급 직원의 제안으로 시작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유족 측의 산업재해 신청 조사 과정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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