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피격 공무원 ‘도박·공황 때문 월북’ 발표한 해경, 인격권 침해”

뉴스1 입력 2021-07-07 14:10수정 2021-07-07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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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소연평도 남방 해상에서 무궁화15호 고속정이 지난달 북한군에 피격 사망한 공무원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2020.10.19/뉴스1 © News1
지난해 9월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 사망한 공무원 이모씨의 사생활을 해경이 상세하게 공개한 것이 이씨와 유족의 인격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한 행위라고 국가인권위원회가 판단했다.

인권위는 당시 수사 결과 발표에 주도적으로 관여하고 실무를 관장했던 윤성현 해경 수사정보국장과 김태균 형사과장을 경고조치하라고 김홍희 해양경찰청장에게 권고했다고 7일 밝혔다.

인권위는 또 실종·변사 사건 처리 과정에서 피해자의 명예나 사생활이 침해되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해양경찰청장에게 권고했다.

이씨의 아들(18)은 “해경이 기자 회견을 하면서 고인에 대해 ‘정신적 공황’이라고 표현하고 고인의 금융거래내역 등을 월북의 증거라며 공개한 것은 인권침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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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조사 결과 해경은 중간수사 발표에서 피해자의 채무총액과 도박채무액, 금융거래내역 등을 공개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은 월북 동기를 밝히기 위해 실종되기 전 피해자의 채무상황 등을 공개하는 것이 불가피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당시 해경의 발표를 객관적이라고 볼 수 없고 반드시 공개해야할 상황이라고도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고인의 채무 등에 대한 수사 내용은 내밀한 사생활 영역이자 명예와도 관련된다는 점에서 국민의 알 권리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해경은 당시 이씨가 “정신적 공황 상태에서 현실도피의 목적으로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정신 병명을 공개한 것이 아니라 실종 동기를 설명하기 위해 사용한 표현으로 전문가의 자문을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피해자의 월북 가능성에 대한 자문에서 일부만 ‘정신적으로 공황 상태’라는 의견을 냈기 때문에 이를 공개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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