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형 수능에 등급컷 추정 ‘골머리’…학교서도 ‘학습지도’ 고충

  • 뉴스1
  • 입력 2021년 5월 30일 07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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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23일 서울 한 고등학교에서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가 치러지고 있다./뉴스1 © News1
지난 3월23일 서울 한 고등학교에서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가 치러지고 있다./뉴스1 © News1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대비에 중요한 6월 모의평가를 앞두고 입시업체와 일선 학교에서 채점 데이터 공개범위를 더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30일 입시업계에 따르면, 입시업체 사이에서 올해 들어 예상 ‘등급컷’ 산출을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목소리가 크다. 수능이 문·이과 통합형으로 바뀌면서 점수 산정 계산식이 바뀐 탓이다.

통합형 수능에서는 국어와 수학영역도 ‘공통과목+선택과목’ 형식으로 출제된다. 수학을 예로 들면 수험생은 ‘확률과통계’ ‘미적분’ ‘기하’ 가운데 하나를 선택과목으로 골라 수능을 치른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 문제를 막고자 표준점수 산출 방식에 점수 조정 장치를 뒀다. 공통과목 점수를 활용해 선택과목 점수를 조정한 뒤 최종 표준점수를 산출한다.

특정 선택과목에서 응시생의 공통과목 점수가 평균적으로 높을 경우 선택과목 점수가 다른 선택과목 응시생과 비교해 상향조정될 수 있다. 공통과목을 잘 치른 응시생이 많은 선택과목 집단이 유리한 셈이다.

점수 조정 과정 탓에 표준점수 산출식이 이전보다 복잡해지면서 예상 등급컷 추정도 어려워졌다. 한 입시업체 관계자는 “올해는 입시업체별 등급컷이 정확도가 예년보다 떨어진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수험생들은 교육청 주관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나 평가원 주관 6·9월 모의평가를 치른 뒤 입시업체 등급컷을 참고한다. 실제 점수가 나오기 전까지 대략적인 시험 결과를 추정하기 위해서다.

다음 달 3일 예정된 6월 모의평가는 다음 달 말쯤 성적이 통지된다. 9월 모의평가는 9월1일 시행 예정인데 마찬가지로 같은 달 말쯤 성적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9월10일부터 14일까지 수시모집 원서접수 기간이 중간에 끼어있다는 점이다. 평가원 모의평가는 수시 지원에 앞서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를 가늠하는 잣대로도 활용된다.

9월 모의평가 결과로 수시 지원 전에 최종적으로 지원 대학을 결정해야 하는데 올해는 정확도가 다소 떨어지는 예상 등급컷 때문에 판단이 쉽지 않을 수 있다.

또 다른 입시업체 관계자는 “본인 성적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어 수시 지원에 문제가 될 수 있다”며 “6월 모의평가도 향후 학습계획 수립에 중요한데 성적 통지에 한 달여 걸려 불편함이 있다”고 봤다.

일선 학교 현장에서도 지난 학평과 관련해 시·도 교육청에서 제공한 통계자료가 제한적이어서 학생 진학 지도에 충분하지 못했다는 말이 나온다.

진학 담당 교사끼리 학교별로 전화를 돌리며 성적 데이터를 수합하는 경우도 있다. 원점수별로 표준점수가 어떻게 나오는지 일일이 학교끼리 학생 성적을 수합해 학습 지도에 참고자료로 활용하기도 한다.

서울시교육청과 경기도교육청이 각각 공개한 3·4월 학평 성적 분석 결과에는 등급별 비율과 함께 국어·수학·영어 등 영역별 원점수 평균과 표준편차가 나와 있다.

수학은 확률과통계 집단에서 평균 36.0점·표준편차 22.2점, 미적분 집단에서 평균 57.5점·표준편차 22.0점과 같은 식이다.

입시전문가들은 평가원에서 제시한 점수 산정 계산식으로 원점수 변화에 따른 표준점수 변화를 살펴보려면 선택과목 집단별로 공통과목과 선택과목 각각 평균과 표준편차가 따로 제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수능 수학 선택과목 연구팀장인 백상민 경북 문명고 교사는 “현재 교육청 자료로는 공통과목과 선택과목 중 어느 부분에서 원점수를 얼마나 올려야 본인 등급보다 더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있을지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6월 모의평가에서는 선택과목별 공통과목 평균과 표준편차, 선택과목 평균과 표준편차가 제공될 필요가 있다”며 “진학 지도에 쓸 수 있는 자료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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