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종성 뇌척수염 ‘사지마비’ 40대 간호조무사 등 접종 인과성 인정 안돼

  • 뉴시스
  • 입력 2021년 5월 10일 15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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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차 예방접종피해조사반 심의 결과 발표
재심의 2건·신규 32건 모두 인과성 인정안돼
"간호조무사, 국내외 인과성 근거 불충분해"
17일부터 의료비 지원가능…1인당 1000만원
"기저질환 다수·증상 시간 인과성 인정 안 돼"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 후 ‘급성 파종성 뇌척수염’으로 사지 마비 증상을 보인 40대 간호조무사 사례는 백신 접종과의 인과성이 인정되지 않았다. 인과성을 인정하거나 배제할 만한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40대 간호조무사 사례를 포함해 재심의된 사망 1건, 새로 심의 대상에 오른 사망 사례 12건, 중증 사례 20건도 인과성이 인정되지 않았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은 10일 오후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정례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예방접종피해조사반(피해조사반) 심의 결과를 발표했다.

추진단 내 피해조사반은 지난주 제11차 피해조사반 회의를 열고 사망 및 중증 재심의 사례 각 1건, 신규 사례 32건(사망 12건, 중증 20건)을 심의했다.

AZ 접종 40대 간호조무사, 인과성 인정 안돼…“근거 충분치 않다”


재심의한 사례는 사망 1건, 중증 1건으로, 모두 예방접종과의 인과성이 인정되지 않았다.

이 중 중증 사례 1건은 지난달 12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급성 파종성 뇌척수염으로 사지 마비 증상을 보인 40대 간호조무사 사례다.

피해조사반은 지난달 23일 9차 회의에서 추가 검사 결과 확인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이 사례 판정을 보류한 바 있다.

이후 이번 11차 회의에서 임상 경과, MRI 등 영상의학검사를 종합해 재심의한 결과 급성 파종성 뇌척수염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현재까지 국내외 근거를 검토한 결과 인과성은 인정되기 어렵고, 인과성 평가를 위한 근거 자료도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정은경 추진단장은 “진료하는 병원에서 임상 경과, MRI 등 영상의학검사 결과 등을 참고해 급성 파종성 뇌척수염으로 진단명을 일단 추정했다”면서도 “급성 파종성 뇌척수염은 백신과의 인과 관계를 명확하게 있다, 없다를 판단하기 어려워 근거가 불충분한 상황으로 판단하는 사례”라고 말했다.

이 환자는 추진단이 17일 시행하는 ‘인과성 근거 불충분 중증 환자 의료비 지원 사업’에 따라 지원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이 사업은 예방접종 후 중환자실에 입원하거나 이에 준하는 질병이 발생했지만, 인과성 근거 자료가 부족해 피해 보상에서 제외된 환자에게 1인당 1000만원까지 지원하는 것으로, 40대 간호조무사는 이 조건에 해당한다.

박영준 추진단 이상반응조사지원팀장은 “다른 요인에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지만, 국외 최신 연구 동향, 백신 작용 기전, 다른 백신에서의 유사 반응 등을 전문가가 평가한 후 인과성을 인정할 만한 근거도 배제할 만한 근거도 충분하지 않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앞서 40대 간호조무사의 남편은 지난달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AZ 접종 후 사지 마비가 온 간호조무사의 남편입니다’라는 청원글을 올려 치료·간병비 부담과 관계 기관 간 떠넘기기, 당국의 부작용 안내 부족 등을 지적한 바 있다.

같은 날 회의에서 재심의된 사망 1건은 부검 결과 급성심근경색 조직 소견 등에 따라 급성심근경색으로 판단해 인과성이 인정되지 않았다.

이 사례는 앞서 지난 3월12일 제2차 회의에서 판정이 보류된 60대 의료기관 입원 환자 사례다. 이 사망자는 지난 3월4일 예방접종 다음 날 발열, 기침 등 증상이 발생한 후 안정됐다가 사흘 후 아침에 쓰러진 상태로 발견됐다.

접종 후 사망 12건·중증 20건 인정 안돼…고령·기저질환자


11차 회의에서는 접종 후 사망 사례 12건, 중증 사례 20건 등 32건에 대해 새로 심의했다.

피해조사반은 기저질환, 접종 후 사망까지 임상 경과 의무기록, 국내외 문헌 보고 등을 종합해 인과성을 평가했지만, 20건 모두 접종과의 인과성이 인정되지 않았다.

사망 사례 12건의 사망자 평균 연령은 80.8세, 연령 범위는 55~96세로 다양했다. 이들이 접종받은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화이자 백신이 각각 6건이다.

기저질환자 비율은 75.0%로, 대부분 고혈압, 치매, 당뇨, 신부전, 파킨슨 등을 앓고 있었다.

심의 사례 12건 중 10건은 고령, 기저질환, 급성심장사, 패혈증, 뇌출혈, 심근경색, 돌연사, 폐렴 등 전신적인 상태에 기인해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고혈압, 당뇨, 치매와 같은 기저질환은 뇌경색, 심근경색과 같은 추정 사인의 위험 요인으로도 알려져 있다. 백신 접종 당일 또는 접종 후 상당 기간이 경과한 시점에 숨졌을 때 나타난 주요 증상은 백신 접종 이상 반응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특성도 고려됐다.

피해조사반은 나머지 2건에 대해 부검 결과를 확인한 후 재심의할 예정이다.
중증 사례로 심의된 20건의 평균 연령은 76.9세였고, 연령 범위는 34~99세였다. 접종 후 증상 발생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3.5일, 최대 13.9일이 걸렸다. 이들이 접종받은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 6건, 화이자 14건이다.

고혈압, 치매, 당뇨, 뇌경색, 알츠하이머, 천식 등 기저질환을 앓은 경우는 90.0%였다.

20건 모두 접종 후 주요 증상 발생 시점, 기저질환, 전신적인 상태, 질환 발생 위험 요인 등을 고려했을 때 다른 요인에 의한 이상 반응 발생 가능성이 높아 인과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됐다.

중증 사례 신고자가 앓은 기저질환은 뇌경색 8명, 심부전 2명, 뇌출혈·혈관성 두통·경련·관상동맥질환·심근경색·패혈증·폐렴·급성 척수염·범혈구감소증·심부정맥혈전 각 1명 등이다.

현재까지 11차례 진행된 피해조사반 회의에서 심의된 이상 반응 신고 사례는 사망 사례 79건, 중증 사례 77건이다. 이 가운데 백신 접종 간 인과성이 인정된 사례는 뇌정맥동혈전증(CVST) 진단 1건, 발열 후 경련으로 인한 혈압 저하 1건 등 2건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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