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2배 늘어난 일회용품 쓰레기산… “사용 줄이는 게 답”

뉴스1 입력 2021-01-29 06:05수정 2021-01-29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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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오피스텔 분리수거장. © 뉴스1
“코로나19 사태 이후 배달음식을 먹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지 최근 들어 플라스틱 용기나 택배상자들이 눈에 많이 띄네요. 재활용품 사이로 쓰고 난 마스크가 섞여서 나오는 경우도 많고요.”

서울 영등포구의 한 오피스텔 분리수거를 담당하는 청소노동자 A씨는 분리수거장에 동산처럼 쌓인 일회용품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1년 넘게 이어지며 플라스틱을 중심으로 한 일회용품 사용이 급격히 증가했다. 27일 <뉴스1>이 서울 영등포 주거지의 분리수거장을 돌아보니 플라스틱 수거함은 하나 같이 가득 차거나 넘치고 있었다.

A씨 앞에 펼쳐진 쓰레기 중 대부분이 배달용기와 비닐, 택배상자였다. 치킨·피자상자, 편의점 도시락, 빨간 물이 든 하얀색 플라스틱용기, 플라스틱컵, 생수·음료페트병이 곳곳에 들어차 있었다. 잔반이 채 닦이지 않은 플라스틱용기와 운송장도 떼지 않은 비닐들도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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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가상으로 오랫동안 이어진 저유가 현상으로 인해 민간업체들은 일회용품 쓰레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폐플라스틱 수집과 재활용 처리를 포기하고 있다. 예전 같으면 폐플라스틱을 재생원료로 만들어 새 제품 제작에 활용하는 것이 경제적이었지만, 플라스틱의 주원료인 석유 값이 하락하면서 굳이 폐플라스틱을 분류·가공해 새 제품을 만들 이유가 줄어든 탓이다.

서울 동대문구 인근에서 고물상을 운영하는 박모씨(53)는 “작년 말부터 재활용품 처리업체에 플라스틱을 가져다 주면 돈을 주는 게 아니라 오히려 우리가 처리 비용을 내야 하는 상황”이라며 “(플라스틱 용기를) 깨끗하게 씻고 잘 분류해서 배출하면 선별 비용이 줄어드니까 처리업체에서 받을지도 모르지만 그런 상황이 아니라 폐지를 위주로 수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코로나19로 이해 늘어난 일회용품 쓰레기 중 대부분은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재활용품 선별장이나 지자체와 계약된 민간위탁시설로 향해 선별 과정을 거친다. 이에 해당 시설 관계자들은 예전에 비해 일회용품 쓰레기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서울시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지난해 서울시 지자체 선별장에서 수거한 쓰레기는 2019년 대비 15~20% 정도 늘었다”며 “한 해 평균 증가량보다 더 크게 늘어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한 지자체 선별처리장 관계자도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에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2019년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고 밝혔다.

통계도 이런 상황을 뒷받침한다. 지난해 12월24일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의 여파로 음식배달은 2019년 같은 기간보다 75.1%, 택배는 19.8%가량 늘었다. 이로 인해 폐플라스틱은 14.6%, 폐비닐은 11% 각각 증가했다.

문제는 코로나19 이후 배달용기·포장재 쓰레기가 늘고 있지만 분리수거는 여전히 어렵다는 점이다. 서울의 한 선별처리장 관계자에 따르면 코로나19로 늘어난 쓰레기 중 60%정도만 선별과정을 거쳐 재활용되고 나머지 40%는 고스란히 일반쓰레기로 배출된다.

홍수열 자원순환경제연구소 소장은 일회용품 재활용률이 낮은 3가지 원인을 지적했다. 홍 소장은 “배달용기 중에서 소스를 담았던 플라스틱통 등 부피가 작은 용기는 선별이 힘들기 때문에 재활용이 어렵고, 단무지통 같은 경우 열 융착방법으로 비닐뚜껑을 씌우는데 이때 가장 자리에 비닐 부분이 잘 안 떨어져 재활용에 어려움을 초래한다”고 밝혔다.

특히 홍 소장은 “일회용품 쓰레기 대부분이 음식물 담았던 용기”라며 “세척해서 배출하지 않으면 잔류 음식물 때문에 재활용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홍 소장은 코로나19를 맞아 일회용품 쓰레기가 늘어나는 만큼 향후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제도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엇보다 일회용품 사용 자체를 줄이는 게 가장 효과적일 것”이라며 “일회용품을 안 쓸거면 다회용기로 배달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고 일회용 용기로 배달 시 소비자들이 더 부담하도록 제도를 정비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생산단계에서의 재질구조 개선도 병행돼야 한다”며 “제품을 생산할 때 재활용에 어려움을 초래하는 복합재질이 아닌 단일재질 위주로 생산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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