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얻는 만큼 기여를” 골프장에 아파트 5천 가구…얼마 남길래?

  • 뉴시스
  • 입력 2021년 1월 27일 11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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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절반 학교 부지로 기부해도 땅값만 최소 3배 이상 이득"
나주 부영CC 용도지역 변경 앞두고 '공공성 강화' 촉구 잇따라
나주시, 행정절차 진행…시민공청회 코로나 확산으로 3월 연기

부영주택이 전남 나주혁신도시 내 부영골프장 잔여지에 추진하는 대규모 아파트 신축과 관련해 ‘막대한 이익을 얻는 만큼 공공성 측면에서 기여도를 높여야 한다’는 시민사회 단체의 성명이 잇따르고 있다.

27일 나주시에 따르면 아파트 건설이 추진되는 나주 부영CC는 75만㎡로 이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40만㎡를 한전공대 캠퍼스 부지로 무상 기부하고 잔여지는 35만2294㎡이다.

부영주택은 영업이 불가능한 골프장 잔여지 35만여㎡에 공동주택용지 2개 단지(30만6926.7㎡)를 신설해 28층 높이의 아파트 5328가구를 신축할 계획이다.

하지만 자연녹지인 해당 부지에 아파트를 짓기 위해선 ‘제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용도를 변경하는 ‘도시관리계획 변경’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부영주택은 완충녹지 1만7830㎡와 초등학교 부지로 1만5000㎡를 공공성 기여 차원에서 내놓기로 했다.

하지만 아파트 단지를 경유하는 도로의 경우 지난해 4월 변경 안에는 2곳으로 계획돼 있었지만 나주시가 공고한 공청회 최종개최안에는 1만2500여㎡로 5000㎡가 줄어든 1개 노선으로 축소됐다.

초등학교 부지도 1곳에 불과해 향후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설 경우 증축 또는 신설이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공공성 측면에 대한 기여도가 예상을 벗어나자 시민·사회단체는 ‘막대한 이익을 얻는 만큼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비판 성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이해 충돌’의 쟁점은 부영CC의 경우 당초 체육시설 부지로서 나주혁신도시 주민들의 여가생활 증진을 위해 시행사인 전남개발공사가 조성 원가보다 싼 3.3㎡(평)당 19만7000여원에 공급했지만 아파트 부지로 용도 변경할 경우 7배 가량 가격이 상승하고, 한전공대 부지로 절반을 기부했어도 땅값만 최소 3배 이상 이익을 본다는 데 있다.

부동산 컨설팅 전문가들은 부지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도 이익이지만 아파트 5328세대를 신축해 분양할 경우 건축비, 판매비, 금융비용, 부대비용 등을 제외해도 최소 6000억원 대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나주혁신도시 부영골프장 용도지역 변경반대 시민운동본부’를 비롯해 광주경실련 등 시민·사회단체는 “부영CC의 경우 정부가 택지지구 내에 골프장으로 허가해 준 국내 최초의 사례라는 점에서 공동주택 부지로 용도 변경할 경우 이에 준하는 대체 체육시설 부지를 확보해야 하고, 반드시 주민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반대 의견도 있다. 일부 시민들은 “멀쩡한 골프장의 절반 이상을 미래 국가 에너지 인재 양성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한전공대에 무상으로 기부한 만큼 이에 따른 반대급부는 당연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나주시는 이러한 시민 요구 수렴을 위해 빛가람동(혁신도시) 스페이스코웍 빌딩 타운홀에서 부영CC 부지의 도시관리계획 변경과 전략적 환경영향평가를 위한 주민공청회를 연다.

공청회는 당초 내달 3일 개최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3월로 잠정 연기됐다.

시민·사회단체의 공공성 기여 확대 목소리에 대해 부영주택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부영 관계자는 “아직 이러한 요구에 대한 준비된 답변이 없다”고 말했다.

[나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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