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내년 1분기 의료진·노인부터 백신 접종…모더나 협력 기대”

  • 뉴시스
  • 입력 2020년 12월 29일 16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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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청 "문 대통령·모더나 CEO, 계약 시기 합의"
실무차원 "상반기 어렵다"→어제 "2분기 공급 합의"
질병청 "우선접종권장 대상, 1분기부터 단계 접종"

모더나와 계획보다 2배 많은 2000만명분 백신 공급을 체결하고 국내 도착 시기도 3분기에서 2분기로 앞당기기로 합의한 방역당국이 내년 1분기부터 순차 백신 접종 계획을 재확인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과 모더나 최고경영자(CEO)인 스테판 반셀이 백신 보호 물질 개발에도 협력하기로 하면서 국내에선 불모지나 다름없는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개발에도 첫걸음을 뗄 수 있을 것으로 당국은 기대하고 있다.

양동교 질병관리청 의료안전예방국장은 29일 오후 충북 오송 질병청에서 열린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정례 브리핑에서 “모더나사에 대해 내년 1월 중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목표로 실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는데 어제 영상통화에서 양측에서 계약 시기를 빨리하는 게 좋겠다는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오후 스테판 반셀 모더나 CEO와 화상통화에서 코로나19 백신을 기존에 협상 중이던 1000만명분(2회 접종·총 2000만회분)에 더해 1000만명분을 추가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국내 도입 시기도 논의 중이던 3분기보다 빠른 2분기로 앞당기는 데 합의했다.

양 국장은 “공급 시기와 관련해서 당초 실무 차원에서 협의할 때는 상반기 공급이 어려운 입장이었는데 어제 영상통화를 통해서 상반기인 2분기에 공급할 수 있다는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와 11월27일 1000만명분(2회 접종·총 2000만회분) 계약을 가장 먼저 체결한 데 이어 이달 23일 화이자와 1000만명분(2회 접종·총 2000만회분), 얀센과 600만명분(1회 접종·총 600만회분)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청와대는 모더나와도 2000만명분 계약을 올해 안에 체결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모더나 확보 물량이 2000만명분으로 늘어나면서 협약 체결을 완료하고 1분기부터 국내 도입이 예상되는 다국가 연합체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 1000만명분(전 국민 20%)까지 더하면 정부가 확보한 백신은 한국 전체 인구(5183만명)를 초과하는 5600만명분이다. 임상시험 결과가 없는 18세 미만과 임신부 등을 제외하면 이미 인구의 100%를 초과 확보한 상태다.

애초 방역당국 예상으로는 1분기인 2~3월을 시작으로 3분기까지 순차적으로 국내에 들어오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필두로 얀센이 2분기부터 4분기, 화이자가 3분기부터 4분기, 코백스 퍼실리티 물량이 1분기부터 4분기까지 도입되면서 주로 3분기에 다수 물량이 확보될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모더나 2000만명분 물량이 2분기부터 차례대로 들어온다면 실제 국내 도입 시기도 당국 예상보다는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당국은 1분기부터 고위험 의료기관 종사자, 요양병원·시설 등 집단시설 거주 노인 등을 시작으로 향후 결정할 우선 접종 권장 대상에 대해 순차적으로 접종을 확대해 나간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양동교 국장은 “1분기부터 단계적으로 백신이 도입될 예정인데 백신 공급 또는 도입과 아울러 우선 접종 권장 대상자의 접종 우선순위 등을 고려해 1분기부터 가능한 단계적으로 접종이 시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준욱 방대본 2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도 이날 “내년 2월경부터 순차적으로 시작될 코로나19 백신 접종, 그 이전에 가용하리라고 생각되는 충분한 국산 치료제 등을 통해 코로나19 감염 억제의 선순환 고리가 만들어지면 앞으로 시간이 갈수록 코로나 상황은 호전되리라고 믿는다”며 “언젠가는 반전도 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기대를 해보고 그렇게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스테판 반셀 CEO 간 화상통화에선 추가로 연구 개발과 국내 위탁 생산 협력 논의도 있었다. 양측은 국립감염병연구소와 모더나 간 백신 보호 물질 개발 임상시험 등을 위한 연구개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로 하고 국내 기업의 위탁 생산에 대해서도 논의키로 한 것이다.

특히 방역당국은 모더나와의 연구 개발 협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모더나의 백신은 mRNA 백신으로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스파이크 단백질과 관련해 이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물질(RNA) 조각을 우리 몸에 넣어 우리 몸이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들고 항체가 형성되게 하는 방식이다.

모더나 외에도 화이자 백신이 이같은 형태인데 이와 달리 국내에서 개발 중인 백신 후보군은 주로 DNA 백신이다.

권 2부본부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개발하고 있는 백신의 플랫폼 중에는 mRNA 백신 플랫폼은 없는 상황”이라며 “반대로 전 세계에서 개발이 이뤄지고 긴급사용승인이 돼서 실제 접종이 이뤄지고 있는 2종류 백신이 모두 mRNA”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속 mRNA 백신의 개발에 연구협력을 같이하기를 희망해 왔고 그런 부분이 열매를 맺고 발표가 된 부분에 대해서 치료제·백신의 연구개발을 위한 실무추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국립보건원장으로서 무한한 기쁨, 동시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언젠가 또다시 불어올 유행 단계에서 우리로서는 불모지에 가까운 mRNA 백신의 확실한 진척을 이룰 그 첫걸음이 오늘 알려져 매우 기쁘고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내 위탁 생산과 관련해선 아직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진 단계는 아니다.

양동교 국장은 “모더나사의 위탁 생산과 관련해서 어제 대통령님과 모더나 CEO 간의 영상통화에서 말씀이 오간 내용으로 위탁 생산에 대해서 구체화된 내용은 아직은 없다”면서 “모더나의 기술력과 우리나라 기업의 우수한 생산능력 등을 고려하면 서로에게 이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 가장 먼저 들어오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관련해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는 지난 21일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에 양사가 만든 코로나19 백신의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했다. 승인이 이뤄지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심사 때 참고할 수 있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러시아의 스푸트니크 백신 등 임상 3상이 진행되고 있는 백신에 대해서도 임상시험 결과나 동향 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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