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얼굴없는 천사’ 올해에도 왔다…코로나 속 희망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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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2월 29일 13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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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2일 전북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에서 센터 관계자들이 도난당했던 ‘얼굴없는 천사’의 기부금을 경찰에게 인계받아 액수를 확인하고 있다. 얼굴없는 천사는 ‘소년소녀가장여러분 힘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글과 함께 6016만 2310원의 20년째의 성금을 보내왔다. 2020.1.2 /뉴스1 © News1
지난 1월2일 전북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에서 센터 관계자들이 도난당했던 ‘얼굴없는 천사’의 기부금을 경찰에게 인계받아 액수를 확인하고 있다. 얼굴없는 천사는 ‘소년소녀가장여러분 힘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글과 함께 6016만 2310원의 20년째의 성금을 보내왔다. 2020.1.2 /뉴스1 © News1
이름도 나이도 모른다. 그렇다고 얼굴을 아는 것도, 직업을 아는 것도 아니다. 매년 성탄절을 전후로 펼쳐온 선행에 그저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만 추정할 뿐이다. 이런 이유로 사람들은 이 선행의 주인공을 ‘얼굴 없는 천사’로 불렀다. 그리고 ‘얼굴 없는 천사’는 올해에도 어김없이 나타나, 희망과 감동을 심어놓고 사라졌다.

29일 오전 11시24분. 전주시 노송동 주민센터에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이 남성은 직원에게 “주민센터 주변 삼마교회 뒤편에 성금을 두고 갔으니 확인해 달라”는 말을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직원들은 곧 현장에 달려갔고, 상자 하나를 발견했다.

노송동주민센터 관계자는 “전화를 받는 순간 ‘얼굴 없는 천사’가 왔음을 직감했다”면서 “미처 감사의 뜻을 표현하기도 전에 전화를 끊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올해 얼굴없는 천사가 두고 간 성금이 얼마인지는 모른다. 전주시는 이날 오후 1시30분 상자를 개봉할 예정이다.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은 지난 2000년 4월에 시작됐다. 당시 중노2동사무소를 찾은 ‘천사’는 한 초등학생의 손을 빌려 58만4000원이 든 돼지저금통을 놓고 조용히 사라졌다.

이듬해 12월 26일에는 74만원의 성금이 익명으로 전달됐고, 2002년엔 5월5일 어린이날과 12월 두 차례나 저금통이 건네졌다. 액수도 커져, 지난 2009년에는 무려 8000여만원의 성금을 놓고 사라지기도 했다.

그가 지난해까지 20년간 두고 간 성금만 총 6억6850만4170원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성금 6000여만원을 도난당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전주시는 ‘얼굴 없는 천사’의 뜻을 기리기 위해 노송동주민센터 일대 도로를 ‘얼굴 없는 천사도로’로 조성하고 ‘얼굴 없는 천사비’를 세우기도 했다. 주민들도 10월 4일을 ‘천사의 날’로 지정, 나눔행사를 펼치고 있다.

 (전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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