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인6색 비대면 진로교육의 해법 제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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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한일진로교육포럼 ‘코로나시대 진로교육의 한일비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교육 현장도 전환점을 맞고 있다.

비대면 교육의 비중이 커진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다양한 도구를 활용하는 비대면 교육의 특성상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없지 않다. 또한 비대면 교육 방법, 몰입도, 인프라 구축 등 비대면 교육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갖춰야 할 요소도 많다. 이 때문에 비대면 교육을 뒷받침하기 위해 대면 교육을 병행하는 이른바 ‘블렌디드 교육’도 각광을 받고 있다.

진로교육은 잠재력을 끌어내 역량을 키워주는 데 역점을 둔다. 비대면 교육 시대를 맞아 방법과 방향성을 정립해야 할 이유다. 코로나19가 불러온 교육의 대변환점을 맞아 한국과 일본의 진로교육전문가들이 코로나 시대의 진로 교육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달 28일 온라인에서 한일진로교육포럼을 열었다.

올해로 3회째인 한일진로교육포럼의 주제는 ‘코로나 시대의 진로교육, 한일비교’,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과 일본진로교육학회가 공동 주최했다. 양국에서 교사, 공무원, 교육기업인 등 각각 3명이 발표자로 나서 코로나 시대의 진로교육을 소개했다. 더불어 비대면 진로교육 활성화를 위한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행사의 산파역을 맡은 김현철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기획조정본부장은 “한국과 일본의 진로교육은 진로체험과 직업체험을 강조한다. 대면체험이 어려운 코로나 19 시대에 공교육, 행정, 민간이 다양한 방식으로 활로를 뚫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이어 “양국의 비대면 진로체험의 소개는 위드 코로나 시대의 진로교육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발표자들이 소개한 내용에는 코로나19로 비대면 교육을 진행해야 할 교육 현장 관계자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줬다. 이날 공개된 내용들을 요약해 소개한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SNS-유튜브 등 소통도구 최대 활용
김연희(남성중 진로교사)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진로체험이 불가해 비대면 플랫폼을 통해 진로체험을 했다. 온라인 학습 플랫폼, 줌을 활용한 쌍방향 소통과 조별 미션 체험, 유튜브를 활용한 생방송 진로 및 직업체험, 국내외 과학관 및 박물관을 활용한 탐구 활동을 진행했다. 등교가 가능할 때는 외부 강사를 활용한 진로특강과 진로박람회도 개최했다. 주 1회 진로수업을 온라인과 대면을 통해 진행해 계획했던 56시간을 다 마쳤다.

학생들은 온라인 수업에서 과제수행과 발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SNS와 유튜브에 능통한 학생들은 구글, 패들렛 등 온라인 소통 도구들을 금세 익혀 이용했으며 구글 퀴즈, 네이버 폼, 소크라티브 등 도구를 활용한 시험도 가능했다. 코로나19는 또 다른 기회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수업을 섞은 블렌디드 러닝이 자리 잡았다. 온라인 교육을 가능케 할 환경지원과 온라인 출결 확인, 온라인 예절 교육 대책이 필요하다.

온라인 박람회-학교진로체험 등 시도
정동순(경동고 진로교사)


고교생들은 진로수업시간에 이뤄지는 수업 중 진로와 직업, 진로탐색, 진로심리검사 등은 참여도가 높았지만 진로체험, 진로상담, 진로동아리, 창업체험교육 등은 참여도가 낮았다. 하지만 참가 학생들의 만족도와 향후 참여 희망도는 높았다.

코로나19로 인해 진로체험, 진로 동아리, 창업체험 등 활동이 축소됐다. 고교에서의 진로체험은 대학 진학을 위한 학과체험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 온라인 박람회, 온라인 교육센터, 블렌디드 러닝, 온라인 학교 진로체험의 날 등이 시도됐다.

온라인 체험의 원활한 도입을 위한 3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쌍방향 소통이 가능할 수 있도록 준비가 필요하다. 둘째, 개인 맞춤형 상담이 가능하도록 다양한 직업체험과 직업인 DB를 구축해 학생들의 수요에 부응해야 한다. 셋째, 고교학점제가 실시될 경우 단위학교에서는 소수 학생들을 위한 강의를 개설할 수 없으므로 온라인 수업을 위한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온-오프라인 학습 프로그램 혼합 운영
유재선(성북진로직업체험센터장)


비대면 방식의 진로체험과 진로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인프라를 구축해 콘텐츠를 개발하고 공급했다. 마을교사들에게 온라인 활용 역량 직무연수를 실시했고 원격수업에 필요한 스튜디오 등을 마련했다. 초중고교에 대면과 비대면용 진로교육영상 자료를 제공했다. 온라인 진로교육과 진로체험에 유용한 체험키트 개발, 자유학년제 프로그램, 연속형 진로프로그램, 온라인 박람회 등을 확대했다.

90개의 진로 프로그램 가운데 현재 56개의 프로그램이 온라인 혹은 온-오프라인 혼합으로 운영되고 있다. 원격수업의 장기화로 나타난 학습 효율성 저하와 학력 격차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쌍방향 원격수업 확대와 수업 전 학생들의 관심을 파악하고 수준별 수업과 활동 중심의 수업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는 온-오프라인 블렌디드 러닝 보편화를 열었다. 성북구는 블렌디드 러닝을 자유학년제와 성북구의 역사문화를 바탕으로 진행 중인 ‘성북지역특화 사업’에 적용할 예정이다.

전 직원 이용할 온라인 교육모델 제시
다나카 신이치로(구마모토시 교육위원회 지도주사)


구마모토시는 코로나 이전부터 ICT를 활용한 ‘주체적이고 대화적인 깊이 있는 학습’을 교육 목표로 삼고 있었다. 태블릿도 지원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임시휴교사태가 왔을 때도 시는 미래의 주춧돌인 아이들에게 필요한 힘을 길러주기 위해 평소에 준비한 것들을 바탕으로 대응했다. 구마모토시는 학생들 및 가정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상호학습에서 학습결과 발표까지 나아갈 수 있도록 계획을 짰고, 온라인 교육 모델을 제시해 모든 교직원이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비대면 진로교육의 우수 사례는 시립 북부중에서 프리마켓 기업인 메르카리와 연계한 것이다. 학생들은 온라인으로 기업 강의를 듣고 저마다 비즈니스 플랜을 발표했다. 발표 중에는 비즈니스모델이 되기 위한 구체안까지 제시한 것도 있었다. 8월부터 구마모토시에는 우버를 활용한 식사택배가 시작됐다. 진로교육도 새로운 시대를 내다보고 다양한 과제에 도전해 나가야 한다.

커뮤니티-클래스룸 활용해 진로 지도
후쿠모토 다게후미(우라와 상고 3학년 주임)


임시휴업 기간과 등교 재개 후의 교육 및 진로지도는 커뮤니티룸과 구글 클래스를 활용했다. 학교는 ICT 학습 지원용 시스템인 커뮤니티를 학생용과 교사용으로 각각 만들었다. 학생용 커뮤니티룸은 과제 제시 및 질문과 상담에 이용됐다. 교사용 커뮤니티룸에서는 자료 제공용 일별 캐비닛을 설치해 강의에 필요한 자료가 제공됐다. 장기화된 휴교에 대응하기 위해 구글 클래스를 활용했다. 진로지도는 클래스룸을 활용했다.

50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5월부터 3회에 걸쳐 1 대 1 개별상담을 했으며 ‘3학년들에게 알림’, 문부과학성의 ‘아동 학습 응원 사이트’, 전국 고교진로지도협의회의 ‘집에서 할 수 있는 진로학습 사이트’ 등 진로정보를 소개했다. 등교 재개 후에는 대면과 비대면을 혼합해 선택과목 설명회와 진로강연회를 진행했다. 임기응변으로는 변화에 대응할 수 없다. 미래에 대응 할 수 있는 교육시스템을 정비해야 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접속방식 통일 교육프로그램 도입
와카에 마키(커리어 링크 대표)


코로나19이후 학교는 ‘사회와 연계된 학습 프로그램’, 기업은 ‘교육지원 방법’에 대한 문의가 쇄도했다. 회사는 ‘커리어 챌린지 데이(Career Challenge Day·CCD)’라는 진로교육프로그램을 온라인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학교마다 ICT 환경과 온라인 접속 방식도 달랐지만 ‘CCD ON-LINE MEETS’로 통일된 커리어 교육 프로그램과 학생들과 강사를 연결해주는 코디네이터 및 기술 인력을 적절히 활용해 CCD를 진행했다.

학교에서는 “직장체험과는 또 다른 관점에서 진로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는 반응을 보였고 기업 강사들도 만족했다. 이 사업을 통해 학교가 외부와 온라인으로 연결될 때 중개자 역할을 하는 중심인물(코디네이터)에 의해 학습이 보증된다는 것과 자원이 적은 지역에서도 전 세계 기업들과 직접 연결될 수 있고 진로교육의 기회가 보장된다는 것을 알았다.


#에듀플러스#교육#한일진로교육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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