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시험장 ‘학부모 출입통제’…학부모들 “추워도 밖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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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2월 5일 10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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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에서 수험생들이 ‘2021학년도 수시모집 논술고사’를 보기 위해 고사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0.12.5 © News1
5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에서 수험생들이 ‘2021학년도 수시모집 논술고사’를 보기 위해 고사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0.12.5 © News1
“수험생 분들만 입장 가능합니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첫 주말인 5일 오전 8시30분쯤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앞. 학교 교직원들이 수시 논술고사를 치르기 위해 대학을 찾은 수험생을 정문 앞에서 안내하고 있었다.

평소 같았으면 함께 온 학부모들도 시험장 건물 앞까지 들어갔겠지만, 이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학교 측에서 수험생을 제외한 외부인 출입을 금지했다.

학부모들은 정문 앞에서 자녀와 헤어져야 했다. 학부모들은 자녀에게 응원의 말을 건네며 학교에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부모와 인사를 마친 학생들은 시험장까지 걸음을 재촉했다. 정문에서 시험장까지 거리가 먼 수험생은 학교 측이 준비한 차를 타고 이동했다.

차로 수험생인 자녀를 데려다 줬다는 이성만씨(52)는 “차가 막혀서 지각할까봐 걱정했는데 시간 안에 들어간 것 같아 다행이다”고 밝혔다. 이어 “주차하느라 학교 들어가는 것은 보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이씨는 “아이가 재수를 해서 수능 결과는 서로 물어보진 않았다”며 “코로나19로 준비하기도 힘들었을 텐데 잘 되기만 바란다”고 응원했다.

김유진씨(51)도 이날 차를 타고 수험생 자녀를 데려다줬다. 김씨는 “근처에서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에 왔다”며 “부모 마음이 다 그럴 것”이라고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에 따라 카페 같은 실내에서 기다리기 쉽지 않은 날이다. 김시는 춥지 않냐는 질문에 “안에서 시험 보는 사람이 고생하는 날이니까”라며 “추운 것은 상관 없다. 계속 밖에서 기다릴 것”이라고 했다. 주변에서 많은 학부모가 테이크아웃한 커피로 추위를 달래며 정문 주변을 서성였다.

전날 딸과 함께 광주에서 올라왔다는 어머니 A씨는 “딸이 ‘범죄자를 놓치게 되더라도 억울한 사람은 만들지 않는’ 검사가 되고 싶어 한다”며 원하는 대학 로스쿨에 합격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오는 7일까지 다른 대학 수시도 응시해야 해 당분간 서울에 머물 계획이라고 한다.

이날 같은 시간대 광진구 건국대 앞도 상황은 비슷했다.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외부인 출입과 함께 바리케이트로 차량 진입도 막았다.

학교 관계자들은 바리케이트 앞에서 수험생을 안내했다. 간혹 택시를 타고 교내로 들어가려던 학생은 교직원의 제지에 정문에서 내렸다.

건대에서도 자녀를 들여보내고 발길을 돌리지 못하는 학부모들이 목격됐다. 학부모 최모씨(48)는 텀블러로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추위를 녹이고 있었다. 최씨는 “들어갈 수 있는 카페가 없을 것 같다”며 “한 시간이면 시험이 끝나니까 금방이다”고 말했다.

학부모 B씨는 “아침에 여기까지 택시를 타고 왔는데 길이 너무 막혔다”며 “조금만 늦으면 지각할 뻔 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는 울산에서 올라와 여행가방 등 짐이 많았지만 “햇볕에 있으면 따뜻하다”며 바깥에서 기다리겠다고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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