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들 “사실확인 없이 尹 징계청구 위법”…檢亂 번질 가능성도

고도예기자 , 배석준기자 입력 2020-11-25 21:22수정 2020-11-25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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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 윤석열 검찰총장 얼굴이 그려진 배너가 세워져 있다. 2020.11.25/뉴스1 © News1
“임기가 보장된 검찰총장에 대해 수긍하기 어려운 절차와 과정을 통해 직을 수행할 수 없게 하는 처분”(대검 소속 평검사 일동)

“검찰제도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조치로서 재고돼야 한다”(부산동부지청 평검사 일동)

전국의 평검사들이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배제와 징계 청구 조치에 대해 집단 반발하고 있다. 25일 대검과 부산동부지청 소속 검사들이 추 장관을 규탄하는 공동 성명을 낸 데 이어 26일에는 전국 10곳 검찰청의 검사들이 ‘평검사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올 1월 취임한 추 장관의 인사권과 수사지휘권 발동, 감찰권 행사에도 검찰내부망의 비판 댓글 정도로만 저항하던 평검사들이 처음으로 평검사 회의를 열기로 한 것이다.

25일 오후 5시경 대검 소속 검찰연구관(검사) 28명은 검찰 내부망에 ‘검찰총장 징계 청구 및 직무 집행 정지에 대한 대검 연구관 입장’이라는 제목의 공동 성명서를 게시했다. A4용지 한 장 분량 성명서에서 검사들은 추 장관의 처분을 두고 “검찰 업무의 독립성을 침해할 뿐 아니라 법치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으로 위법하고 부당하다”고 밝혔다. 대검 검찰 연구관 32명 가운데 4명을 제외한 28명이 공동 성명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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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검 동부지청 평검사들도 25일 일선 검찰청 중 처음으로 ‘평검사 회의’를 연 뒤 입장문을 공개했다. 오후 6시경 검찰내부망에 게시된 입장문에는 “사실관계가 충분히 확인되지 않은 현 시점에서 검찰총장에 대해 징계를 청구하고 직무 배제를 명한 것은 위법, 부당한 조치”라고 밝혔다. 또 추 장관을 향해 “검찰의 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조치로 재고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일선 검사들은 대검과 부산동부지청의 성명서에 “공감하고 지지합니다”라는 댓글을 달고 있다.

전국 검찰청 곳곳에선 일선 검사들이 ‘평검사 회의’를 개최할지 등을 논의했다. 부산지검과 대구지검, 대전지검, 광주지검, 울산지검, 수원지검, 서울동부지검, 춘천지검 등 10곳의 검찰청에서는 26일 평검사 회의를 열어 추 장관 처분에 대한 비판 성명을 낼 계획이다. 전국 최대 규모인 서울중앙지검의 평검사들도 부부장검사 아래의 수석급 평검사 주도로 ‘평검사 회의’를 여는 안을 논의하고 있다.

검사들이 ‘평검사 회의’를 소집해 의견을 모으는 건 2013년 이후 7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당시 서울서부지검 평검사들은 혼외자 의혹으로 사퇴한 채동욱 당시 검찰총장에 대해 “진위가 규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총장이 사퇴하는 건 다시 생각해야 한다”는 공동 성명을 냈다. 하지만 당시에는 혼외자가 사실로 확인되면서 평검사 회의가 전국적으로 확산되지 않았다. 추 장관의 처분에 관한 평검사 회의는 당시와는 사정이 달라 검란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대전지검 등 일부 검찰청에서는 평검사 회의 개최에 부정적인 곳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선 검사들은 검찰내부망을 통해 추 장관에 대한 비판 글을 계속 올리고 있다. 김수현 제주지검 인권감독관은 25일 검찰 내부망에 “직무배제를 하려면 그에 걸맞는 이유와 근거, 정당성과 명분이 있어야 할 텐데 직무배제 사유 어디에도 그런 문구를 발견할 수 없다”며 “검찰 역사에 조종(弔鐘)이 울리는 듯해 우울하고 참담하다”고 했다. 김 인권감독관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 재임 당시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을 지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직접 수사했던 김창진 부산지검 동부지청 형사1부장은 이날 “위법하고 부당한 징계권 행사를 좌시하지 않는 것이 국민이 우리에게 부여한 의무”라며 “후배 검사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배 검사로서 목소리를 내야할 때”라고 주장했다.

고도예기자 yea@donga.com
배석준기자 eul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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