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가져온 랜선문화…‘슬기로운 비대면 송년회’ 어때요

  • 뉴스1
  • 입력 2020년 11월 18일 07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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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할 것 같았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재밌어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연말 송년회의 풍경을 변화시키고 있다.

연일 코로나19 확진자가 200명을 넘어서면서 수도권 등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1.5단계로 격상된 가운데 다가오는 각 기업이나 단체, 동호회는 연말 송년회를 잡기가 여간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다. 이에 올해 송년회는 눈칫밥을 먹더라도 강행하려는 사람들과 눈물을 머금고 취소하려는 양 부류로 나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는 ‘비대면’을 이용한 방식의 ‘랜선 송년회’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 원격수업이나 화상회의 형태를 회식문화에 접목시킨 ‘랜선 송년회’는 생각보다 절차나 방법이 간단해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에서도 쉽게 시도해볼 만하다.

이미 젊은 층에서는 올해 ‘랜선주점’이란 형태로 각자 집에서 편한 옷차림으로 술과 안주를 준비하고, 영상통화로 이야기를 나누는 문화가 확산되어 있어 이들에게 조언을 구해도 좋다.

◇ 기업 인사담당자 ‘이 아니면 잇몸’…전문업체 검색 중

최근 많은 온라인 송년회 대행업체들이 등장해 각 기업 인사담당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업체들은 소규모 무대장치와 촬영장비를 동원, 주요 임원들만 참석시킨 뒤 사원들이 온라인으로 접속해 행사를 진행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국내 한 대형할인점 관계자는 “직원들이 한꺼번에 모이기도 부담스럽고, 최근 다중이용업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속 발생하면서 취소를 검토했지만 송년회가 한 해를 마무리짓는 중요한 행사여서 이 이 방식으로 송년회를 치르기로 했다”고 전했다.

한편 일반 기업체들과 달리 동호회 등 소규모 모임의 경우 ‘줌’이나 ‘구글미트’와 같은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활용해 ‘비대면 송년회’에 도전하고 있다.

‘홀트 한사랑회’의 경우 최근 공지를 통해 선착순 100가정(정회원)은 화상으로, 101번째 가정부터는 유튜브 생중계로 온라인 비대면 송년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사회인야구단인 ‘XX히터스’도 매년 개최하던 총회와 송년회를 다음달 초 ‘랜선’ 모임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조동진 야구단 회장(49)은 “운동을 취미로 하는 모임이다 보니 술자리도 길어져 걱정된다는 회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올해는 각자 집에서 온라인으로 내년 계획을 세우며 이야기를 나누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 ‘비대면’ 집중도가 관건…진행자·프로그램 필수

‘랜선 송년회’의 아쉬움이라면 직접 마주보고 있지 않아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이미 이같은 방식의 송년회를 경험한 사람들에게 성공적으로 ‘랜선 송년회’를 치를 수 있는 팁을 얻을 수도 있다

우선은 온라인이라도 행사를 주도하고 이끌어갈 사회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기업체와 같은 큰 규모의 송년회는 외부 전문MC를 불러 진행하지만 소모임의 경우 총무나 모임에서 지명도가 높고 언변이 좋은 사람이 맡아 행사를 이끌어 가는 것을 추천한다.

회원 50여명을 보유한 서울 은평구 지역의 A산악회 관계자는 “온라인 송년회를 준비하다 너무 주먹구구식으로 산만하게 진행될 것 같아 관련 협회에 희극인 출신 전문 MC를 고용했다”며 “아무래도 전문가가 진행하면 집중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한 비대면이라도 정식 송년회와 같이 행사 프로그램을 미리 짜 놓고 진행하기를 권하고 있다. 대표 인사말과 회원들 소감, 시상식, 축하공연은 온라인 공간에서도 충분히 진행이 가능하다.

이어 ‘퀴즈’ ‘장기자랑’ 등 이벤트도 마련해 놓으면 좋다. 여기에 대화주제를 미리 참가자들에게 던진 뒤 대화를 시작하면 집중도를 한층 높일 수 있다.

송년회라면 빠질 수 없는 음주방식도 고민해야 한다.

이달 초 ‘랜선 송년회’를 마친 자전거동호회 회원 이준구씨(41)는 “안주는 각자 선호하는 것을 미리 준비하더라도 술은 가급적 통일하기를 추천한다. 회원들마다 맥주, 소주, 막걸리, 와인이 뒤섞이다 보니 통일성도 없고 자기 할 말만 하고 나가 버리더라. 또한 회사라면 양복이나 최소 넥타이를, 동호회라면 유니폼을 차려 입고 참여하면 훨씬 참여도가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모임 시간도 중요하다.

주부 장은진씨(37)는 “집 안에 앉아 랜선으로 참여하다 보니 식구들이 주변에 있으면 산만해지기 쉽고 대화를 이어가기도 어렵다. 그래서 가급적 밤 9시 이후 모든 하루일과를 정리한 뒤 차분히 앉아 술과 대화를 즐기길 권한다”고 말했다.

(경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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