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1일은 ‘빼빼로데이’ 아니라 ‘○○○의 날’ 입니다

  • 뉴시스
  • 입력 2020년 11월 11일 11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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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인의날 이자 보행자의날…지체장애인의날 이자 광고의날
또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의 날'로 첫 지정, 국제행사도 열려

“빼빼로데이가 아닌 농업인인의 날이자, 가래떡 데이로 기억해주세요”

농협은 11일 농업인의 날을 맞아 출처불명의 과자마케팅에 대항해 2006년부터 가래떡의 날로 정한 지 14년이다.

지난 1996년부터 우리 농업 및 농촌의 소중함을 국민에게 알리고 농업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하려는 취지에서 법정기념일인 ‘농업인의 날’로 제정한 이래 이 때쯤 11월 11일은 흔히 숫자의 모습이 막대형 과자를 닮았다고 해 ‘빼빼로 데이’로 불리기 시작했다.

1990년대 중반 부산 지역의 한 여중 및 여고생들이 11월 11일을 친구끼리 우정을 전하며 ‘키 크고 날씬하게 예뻐지자’라는 의미에서 이를 선물한 것에서 시작됐다는데 이는 연인끼리 이를 선물하는 풍토로 이어지면서 과자회사의 마케팅 전략으로 자리잡았다.

이 과자가 인기를 얻자 성분표시도 제대로 돼 있지 않은 일부 이름없는 중국산 제품들까지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

심지어 일부 학교에서는 소외되는 학생들이 생겨나는 현상을 막기 위해 “본교에서는 막대 과자를 주고받지 않도록 할 예정이오니 각 가정에서도 적극 협조 부탁드립니다”는 가정통신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터무니 없는 가격에 진정한 의미도 모른 채 학생들의 소비성향을 부추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교육적 측면에서다.

일부에서는 11일을 연필데이로 바꿔보자는 의견도 있다.

농협이 농업인의 날로 정하고 가래떡의 날로 명명한 것에 억지로 끼워맞추기란 일부의 주장도 있지만 이 같은 데이마케팅을 활용해 3월 3일은 삼겹살데이, 5월 2일은 오이데이 또는 오리데이, 9월 9일은 치킨데이라 부르기도 한다.

농협이 출처가 불분명한 과자에 대항에 토종을 내세운 데이마케팅의 한 수단이다.

그래서 그런지 11월 11일은 1년 365일 가운데 가장 이름이 많은 날이다.

6·25전쟁 발발 70주년을 맞아 올 3월 ‘유엔참전용사의명예선양등에관한법률’이 제정돼 11월 11일을 법정기념일인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의 날’로 지정, 올해부터 국가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날이다.

또한 보행자의 안전 등에 대한 범국민적 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제정된 법정기념일인 ‘보행자의 날’이다.

최근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하고 기후 위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강하고 친환경적인 이동 수단의 하나로 걷기와 자전거의 이용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어 더욱 의미가 있다.

게다가 11일은 지체장애인의 날, 광고의 날이기도 하다.

경기농협 이석표 홍보실장은 “발렌타인·화이트데이 등 국적과 출처가 불분명한 날들이 많은 것을 감안, 토종 생산자단체인 농협도 데이마케팅을 떠나 국민들에게 농축산물을 사랑하자는 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이 같은 날들을 제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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