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트럴 단속하자 ‘책거리’로…길맥족 자정까지 ‘야외 술판’

  • 뉴스1
  • 입력 2020년 9월 11일 11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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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여의도한강공원이 부분 폐쇄돼 있다. 서울시는 지난 8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여의도·뚝섬·반포 등 한강시민공원 일부 밀집지역에 대해 출입을 통제했다. 2020.9.10 © News1
10일 서울 여의도한강공원이 부분 폐쇄돼 있다. 서울시는 지난 8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여의도·뚝섬·반포 등 한강시민공원 일부 밀집지역에 대해 출입을 통제했다. 2020.9.10 © News1
“건배!(Cheers)” “‘술 게임’ 시작합니다!”

10일 오후 9시가 넘은 시각, 서울 마포구 서교동 ‘경의선 책거리’ 앞에 술판이 벌어졌다. 시끌벅적 게임하는 소리도 들렸고, 맥주나 소주가 아닌 와인과 양주병까지 등장했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수도권 방역 강화조치, 이른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13일까지 시행하고 있는 가운데 곳곳에 길거리 술판이 계속되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 8일 한강공원 4곳 일부 공간을 통제하는 등 나름의 ‘강수’를 뒀으나 비통제지역 사각지대로 사람들이 몰리는 ‘풍선효과’가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언론과 여론 지적이 이어지는 공간이 등장하면 또다른 새 공간에 사람 몰리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앞서 <뉴스1> 취재한 바 있는 마포구 경의선 숲길공원, 속칭 ‘연트럴 파크’에는 벤치 등 앉을 수 있는 대부분 공간에 ‘공원시설 이용자제’를 당부하는 출입통제선이 설치됐다.

‘질서단속’ 조끼를 입고 경광봉을 든채 공원 내 음식섭취를 단속하는 공원 관계자 모습도 여럿 눈에 띄었다. 4인 1조로 순찰하는 서울 마포경찰서 소속 경찰관 모습에 일부 마스크를 벗고 있던 시민들이 급히 착용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공원 가장 깊숙한 가좌역 인근까지 들어가자 곳곳에서 벤치에 앉아 맥주 등을 마시는 모습이 일부 눈에 띄었으나 대부분 음식섭취를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연남동과 홍대 앞을 가르는 양화로를 가로지르자 곳곳에서 ‘술판’이 목격되기 시작했다.

경의선 숲길공원은 경의·중앙선 가좌역부터 용산구 효창동 효창공원역까지 약 6.3㎞의 긴 공원인데, 연남동 앞 1.3㎞가량만 일부 계도됐을 뿐 나머지 구간에는 곳곳에서 유흥이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한쪽에서는 아예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춤판’도 벌어졌다. 외국인으로 보이는 10여명은 스마트폰 음량을 크게 틀어놓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춤을 췄다. 취기가 단단히 오른 상태로 보였다.

‘테이크 아웃’(포장판매)한 스테이크나 소시지 등을 곁들인 맥주를 즐기는 젊은 층부터 캔맥주에 빨대를 꽂고서 육아와 관련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는 주부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 모습은 자정이 지난 11일 오전까지 곳곳에서 보였다.

이들을 단속, 계도하는 공무원이나 관계자 모습은 눈에 띄지 않았다.

홍대앞 젊음의 거리에도 ‘길맥족’이 다수 확인됐다. 노숙인으로 보이는 남성 3명이 소주를 병째 마시는 게 목격됐고,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거리두기 2.5단계가 연장된 13일까지 사흘 앞둔 상황에서 종료 여부는 여전히 검토 상태다. 상황에 따라 연장될 가능성도 다분하다. 각자 자리에서 위생과 접촉에 신경쓰는 가운데 확진자 숫자가 100명대까지 내려간 뒤 유지 중인 상황에서 방역조치를 무색하게 만드는 모습에 일부 시민들은 분노에 찬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서강대역 앞에서 만난 30대 양모씨는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공원을 지나 오는데 황당한 (술판) 모습에 아연실색”이라면서 “광화문(집회)과 뭐가 다르냐”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전문가들은 2.5단계 종료가 아닌 지속 및 거리두기 강화까지 제언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8월 초부터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주장했다”면서 “(이를 통해 확진자를) 50명 이하로 떨어뜨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영업자 아우성도 걱정되긴 하지만 (감염자 증가세를 꺾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방역지침을 정부가 브리핑때 확실하게 알려줘야 하며, 아직도 마스크를 ‘턱스크’하는 경우가 많은데 코까지 마스크를 잘 쓰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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