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스루서 이동형 선별진료소까지…진화하는 드라이브 스루[청계천 옆 사진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4일 16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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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면 끝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의 기세가 멈추지 않습니다.
지난 3월 10일 오전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11층 콜센터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인해 빌딩 외부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입주자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지난 3월 10일 오전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11층 콜센터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인해 빌딩 외부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입주자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지난 1월 31일 온 몸을 방호복으로 감싼 의료진들이 의심증상을 보인 우한 교민을 구급차를 이용해 서울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지난 1월 31일 온 몸을 방호복으로 감싼 의료진들이 의심증상을 보인 우한 교민을 구급차를 이용해 서울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올해 초 구로구의 콜센터에서 수도권 최초 ‘집단 감염’이 발생했을 때 빌딩 내 거주했던 모든 사람들이 검사를 받아야 했습니다.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들이 한 명 한 명 문진과 검사를 진행해야 했기에 오전부터 시작했던 검사는 밤늦게까지 이어졌습니다. 유증상자를 위해 설치된 음압 텐트와 구급차는 검사 후 일일이 소독 및 환기를 해야 했죠.

그러나 코로나19와의 장기전이 계속되면서 선별진료소도 끊임없이 진화해 왔습니다.
지난 8월 24일 오전 경기 고양시 덕양구 주교1공영주차장에 마련된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차량들이 코로나 검사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지난 8월 24일 오전 경기 고양시 덕양구 주교1공영주차장에 마련된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차량들이 코로나 검사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처음엔 이제 세계화가 된 한국식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였습니다. 차에서 내리지 않고 진단과 검체 채취가 가능했기에 10분 내외로 검사가 가능했습니다.
지난 8월 25일 오전 서울 성북구 보건소에 마련된 워킹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시민들의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지난 8월 25일 오전 서울 성북구 보건소에 마련된 워킹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시민들의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그 후엔 워킹 스루 선별진료소가 탄생했습니다. 공중전화 박스 크기의 음압 설비를 갖춘 부스에서 특수 일회용 장갑을 낀 의료진이 손만 밖으로 빼서 검사를 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검체 채취에 1분, 환기와 소독에 2분이 걸릴 정도로 시간을 대폭 단축시켰습니다.
서울 구로구가 트럭 적재함에 진료부스를 설치한 ‘차량 탑재형 이동식 선별진료소’의 모습. 구로구 제공.
서울 구로구가 트럭 적재함에 진료부스를 설치한 ‘차량 탑재형 이동식 선별진료소’의 모습. 구로구 제공.

최근 구로구에선 한술 더 떠 차량 탑재형 ‘이동식’ 선별진료소를 자체 개발했다고 합니다. 이 이동식 선별진료소는 차량이 통행할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 코로나19 검사를 할 수 있기에 테이블, 천막, 의자 설치조차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임시 선별진료소를 여러 차례 설치한 경험이 있는 구로구보건소 직원의 아이디어를 통해 탄생했습니다.

이처럼 대한민국의 세계 최고 수준의 선별진료소는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습니다. 다음엔 무엇이 나올까요? 혹시 일회용 임신 테스트기처럼 체액을 묻히자마자 바로 양성과 음성이 표시되는 제품이 나오는건 아닐까요? 한국인에겐 불가능한 일도 아닐 것입니다.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탁월한 ‘빨리빨리’ DNA를 갖고 있는 민족이니까요.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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