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청 직원들이 8일 오전 관내 스터디카페를 찾아 마스크 착용 여부와 출입 전 체온 측정 등을 점검하고 있다. (성동구청 제공) 2020.7.8/뉴스1
정부의 수도권 방역조치 강화로 300인 이상 대형학원이 문을 닫으면서 공부할 곳을 찾는 학생들이 스터디카페로 몰리고 있다. 이에 전국 곳곳에는 스터디 카페들이 잇따라 생기며 창업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25일 교육계에 따르면 정부의 수도권 지역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로 지난 20일부터 300인 이상 대형학원들의 문을 닫으면서 수능 준비생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300인 이상 대형학원들은 대부분 대성·종로 등 입시학원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경기도 일대의 대형 기숙학원에서 대입을 준비하던 재수생들은 전국 각지로 귀가해야 할 처지다. 이들 중 일부는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으로 변신해 주변 카페를 찾아 공부를 하기도 하지만 최근 카페발 코로나19 집단 감염자가 속출하면서는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모양새다.
이에 따라 대형 프랜차이즈 스터디카페들이 반사이익을 얻고있다. 지역별로 편차는 있지만 작심, 디플레이스, 르하임 등 스터디카페들은 대부분 연일 만석을 기록하며 나 홀로 조용한 초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카페도 독서실도 아닌’ 스터디카페…비대면 서비스 구현
스터디카페는 독서실도 아니고 커피숍도 아닌 ‘공부하는 사람들을 위한 커피숍’이다. 기존 카페의 좌석이 3~4인석 위주라면 스터디카페 내부의 전 좌석은 1인석으로 돼 있다. 카페의 기능보다는 사실상 독서실과 유사할 정도로 면학 분위기가 잘 조성돼 있다.
좌석이 있는 공간 바깥에 설치된 ‘카페존’에서는 간단한 스낵과 내려마시는 커피가 제공되는데 음식물을 들고 좌석이 있는 곳으로 들어갈 수는 없다.
또 프랜차이즈 카페에서의 커피 가격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2시간 가량 이용할 수 있으며 통상 한 달을 기준으로 정기권을 끊는 독서실과 달리 주 단위로 정기권을 끊을 수 있어 공부를 하려는 이들의 선호도가 높다.
스터디카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확산되는 비대면 소비문화에도 부합한다. 입구에 들어서면 사람이 지키는 카운터 대신 키오스크(무인포스시스템)가 학생들을 맞이한다.
키오스크를 통해 결제와 입, 퇴실 관리와 적립금 관리, 좌석 이동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같은 비대면 운영시스템으로 비말감염 가능성이 낮다. 또 최신형 공기정화 공조시스템을 갖춰 스터디카페는 ‘안전한 공간’으로 소비자들에게 각인되고 있다.
◇몰리는 학생들에 스터디카페 창업 열풍…방역 강화
코로나19로 대형학원과 도서관 이용이 제한되면서 스터디카페를 찾는 대학생과 편입준비생도 늘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조금만 늦으면 이용이 어려울 정도다. 실제로 최근 공부를 하기 위해 인천 부평구의 한 스터디카페를 찾은 A씨는 자유석과 정기권 모두 ‘만석’이라는 공지를 보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A씨는 “기존에 있던 독서실은 시설이 너무 낡았고 일반 카페는 너무 시끄러워 공부하기 어려워 스터디카페를 애용하고 있다”며 “지난해만 해도 원하는 시간에 스터디카페를 방문하면 여유있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헛걸음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쏟아지는 수요에 전국에서는 스터디카페 창업 열풍이 불 정도다. ‘작심 스터디카페’는 2016년 6월 첫 매장을 연 지 4년여만에 370호점을 돌파했다. 특히 올해 들어 매달 5~10개 지점의 창업이 확정되고 있다.
초중고 및 성인 온라인 교육 사업을 진행해온 디에이맨 그룹의 프리미엄 학습공간 브랜드 ‘디플레이스’도 현재 경기도 파주 운정신도시, 부산, 제주, 위례신도시, 대구, 광주, 순천, 대전 등 전국 곳곳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2018년 이후 서울 강서구, 인천 등 수도권 진출에도 성공하는 등 눈에 띄는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스터디카페 점주들은 지속적인 호황에 미소를 지으면서도 방역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으로 발생할 코로나19 확진자 중 스터디카페를 다녀간 사례가 있으면 그야말로 영업에 ‘비상’ 걸리기 때문이다.
점주들은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내부 방역 소독을 진행하고 손세정제, 소독 스프레이 등을 구비하는 등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힘 쓰고 있다. 일부 지점에서는 입구에 자동체온측정기를 비치하거나 점주가 직접 드나드는 학생의 체온을 측정하는 등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인천 부평구에서 스터디카페를 운영 중인 B씨는 “기본적으로는 무인으로 매장이 운영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로는 평일, 주말 구분 없이 나와 개장 전 내부 소독을 진행하고 손님이 몰리는 시기에는 직접 체온측정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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