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부장판사가 “재판 내용 누설” 동료판사 고소

유원모 기자 입력 2020-08-15 03:00수정 2020-08-17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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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나눈 얘기, 피고인측 흘러가”
검찰 수사… 법원행정처 감사 진행
피소 법관 “사실 무근”
현직 부장판사가 동료 법관이 맡고 있던 사건의 재판 내용을 사건 당사자의 변호인에게 누설한 혐의로 이 법관으로부터 피소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14일 밝혀졌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A, B 부장판사는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지난해부터 올해 2월까지 서울중앙지법에서 형사 단독 재판부에 각각 근무하며 같은 사무실을 쓰는 동료였다. 고발장 등에 따르면 A 부장판사가 자신이 담당하는 형사 사건의 한 피고인을 언급하며 “증거인멸 우려와 피고인 사이 형평성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발부를 검토한다”는 취지로 B 부장판사에게 말했다.

A 부장판사는 B 부장판사가 여러 명이 연루된 이 사건의 또 다른 피고인의 변호인에게 이 같은 내용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A 부장판사가 재판에 대해 언급한 내용이 해당 피고인에게도 흘러들어가게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B 부장판사는 “여러 명의 판사가 함께 식사하는 자리에서 관련 내용을 듣긴 했지만, 업무와 관련된 민감한 정보는 아니었다”며 “언급된 변호사에게 해당 사건과 관련해 어떤 연락이나 말을 한 적이 없었고, 고발 내용은 사실 무근의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이후 해당 피고인의 변호인은 A 부장판사에 대한 기피 신청을 하기도 했지만 A 부장판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다. A 부장판사는 올 2월 피고인들에게 징역 2년 등의 실형을 선고했었다. 이들은 올 2월 법관 인사에서 부장판사로 승진해 각각 다른 지방법원의 부장판사로 근무하고 있다.

A 부장판사는 법원행정처에 B 부장판사에 대한 징계를 요청하는 진정을 제기했다. 또 검찰에 B 부장판사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고소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정진웅)가 수사를 하고 있다.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검찰 수사와는 별개로 자체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관윤리강령 제5조 2항에는 “법관은 타인의 법적 분쟁에 관여하지 아니하며, 다른 법관의 재판에 영향을 미치는 행동을 하지 아니한다”고 규정돼 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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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내용 누설#검찰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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