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까지 장마”…기상청 오보 아니라면 닷새간 매일 신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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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8월 11일 14시 37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수도권기상청 © News1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수도권기상청 © News1
역대 가장 늦은 장마와 최장 장마가 기록되고 있다. 지난 2018년 ‘역대급 폭염’에 이은 고온현상이 이번 여름 전망됐으나 장마 신기록만 연이어 쓰이고 있다.

북극에서는 이상고온으로 한기가 정체전선(장마전선) 북상을 막고, 연이어 북상하는 태풍은 수증기를 공급했다.

11일까지 중부지방의 장마가 계속되면서 가장 늦은 장마 기록을 33년 만에 기록 중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1973년 기상청이 현대적 관측을 시작한 이래 장마가 가장 늦게까지 이어진 해는 1987년이었다. 당시 장마는 8월10일까지 계속됐다.

중부지방의 장맛비는 오는 16일까지 계속될 것으로 관측됐다. 이날(11일) 오전 6시 조남산 예보국 총괄예보관 명의로 발표된 육상예보의 10일 중기예보에 따르면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과 강원 영서에는 16일까지 비가 올 예정이다.

이미 가장 늦은 장마 기록은 시작됐다. 하루씩 장맛비가 더 쏟아질 때마다 역대급 기록이 이어지는 셈이다. 이상기후로 기록이 근시일 내 교체될 수 있지만, 특이현상인 것만큼은 확실하다.

최장 장마기록도 11일 중부에서 역대 기록에 도달했다. 2013년 6월17일부터 8월4일까지 이어졌단 49일간의 장마와 최장기록 타이를 이뤘기 때문이다. 12일부터는 ‘장마기간 50일’에, 16일까지 장마전선(정체전선)으로 인한 비가 계속될 경우 단독 최장 기록 일수는 54일까지 늘어날 수 있다.

마르지도 않고 내리는 이유가 있다. 이맘 때 북상해야 하는 정체전선(장마전선)도 이상기후에 막혀 한반도에 머물러 있어서다. 또 마를 만하면 밖에서 태풍과 같은 ‘비 씨앗’이 연이어 뿌려져 확대되고 있다.

장마 장기화에는 북극의 이상고온 현상이 우선 큰 영향을 미쳤다. 북극에서 남하한 한기가 중위도까지 남하했고, 동시베리아와 우랄산맥 바이칼호 부근에 ‘블로킹’(정지상태 고기압)이 발달하면서 북태평양 고기압 확장과 발달이 막혔다는 것이다. 이때문에 정체전선이 북쪽으로 밀려 소멸수순을 밟지 못하고 우리 내륙과 제주를 오가면서 많은 양의 비를 뿌렸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동아시아 지역으로 북상한 태풍에서 공급한 수증기가 유입돼 빗줄기가 더 강해졌다. 내륙에 직접 영향을 끼친 태풍 ‘장미’(Jangmi)와 남중국에서 소멸 수순을 밟고 있는 ‘메칼라’(Mekkhala), 앞서 열대저압부(TD)로 변질한 ‘하구핏’(Hagupit)까지 모두 정체전선에 수증기를 공급했다.

기상청은 이번 막판 장맛비가 국지적인 특성을 나타내면서 비 피해도 심각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7월20일부터 8월10일 사이 오전 0시1분부터 밤 12시까지 일 강수량이 150㎜ 이상인 날이 22일 중 15일(68.2%)이며, 지난 2일부터는 매일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기상청 관계자는 “집중호우가 나타나는 지역을 특정할 수 없을 정도로 날짜별로 옮겨다니면서 전국 곳곳에 집중호우 지역이 달리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장마 종료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충북 남부와 경북 북부에 시간당 30㎜ 이상의 매우 강한 비가 오겠고, 일부 충청과 강원 남부, 제주에는 시간당 10~30㎜ 강한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1일까지 누적된 이재민은 전국 11개 시도 4349세대 7512명이다. 이 가운데 1647세대 3046명은 귀가하지 못하고 있다. 633세대 1330명은 집을 잠시 떠나 인근 체육관이나 마을회관 등으로 일시대피한 상태다.

전국에서 접수된 집중호우 관련 인명 피해는 사망 31명, 실종 11명, 부상 8명으로 전날(10일)과 동일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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