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이 정도로 올 줄 몰랐어”…경기충청 ‘물폭탄’에 인명피해 속출

충주=장기우기자 , 안성=박종민 기자 입력 2020-08-02 20:48수정 2020-08-02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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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비가 많이 내려 걱정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어.”

충북 단양군 어상천면 심곡리 이장 신지선 씨는 2일 수마(水魔)가 할퀴고 간 논과 밭 을 보면 아직도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다. 기습폭우가 내린 충북은 주로 북부인 충주와 제천, 단양지역에 피해가 집중됐다. 사망자 4명과 실종자 9명은 모두 급류에 휩쓸리거나 산사태로 매몰되는 피해를 입었다. 경기와 강원에서도 산사태 매몰로 1명이 숨졌다.

●충북 북부, 산사태 등으로 4명 사망
2일 오후 충북 충주시 앙성면 한 축사와 주택이 산사태로 파손돼 있다. 축사에 딸린 주택에서는 산사태로 가스가 폭발하면서 집 주인 A씨(56·여)가 매몰돼 숨졌다. 2020.8.2 (충주=뉴스1)
충북 제천시 수산면에 사는 윤영호 씨(75)는 “집 근처 청풍호의 물이 도로가까지 차오르는 모습은 처음 봤다”고 했다. 이날 충주시 엄정면 312㎜, 앙성면 246㎜ 등 주로 충북 북부지역에 많은 비가 내렸다. 인명피해도 이들 지역에서 잇달아 발생했다.


오전 10시 30분경 충주시 앙성면 능암리 한 야산에서 산사태가 나면서 토사가 인근 축사를 덮쳤다. 이 과정에서 가스 폭발이 발생해 A 씨(59)가 숨졌다. 앞서 오전 7시 18분경 제천시 금성면 월림리 한 캠핑장 인근 야산에서도 토사가 무너지면서 흙더미가 캠핑장을 덮쳤다. 이 곳에 있던 B 씨(42)가 깔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을 거뒀다. 오전 8시경에는 충주시 엄정면 신만리에서는 C씨(76)가 건물 밖에 있다가 갑자기 무너져 내린 토사에 깔려 변을 당했다. 오전 11시경에는 음성군 감곡면 사곡2리 복사골 낚시터 인근 하천에서 D 씨(59)가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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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류에 휩쓸린 실종자에 대한 수색도 진행 중이다. 낮 12시 10분경 단양군 어상천면 심곡리 밭에서 배수로 작업을 하던 E 씨(72·여)가 급류에 휩쓸렸다. 인근에 있던 딸(49)과 사위(54)가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물 속으로 뛰어들면서 3명이 모두 실종됐다. 신 이장은 “휴가를 맞아 타지에 사는 4남매가 놀러온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오전 7시 30분경에는 충주시 산척면 서대마을 주택매몰 현장에 출동하던 송모 소방사(29)가 급류에 휩쓸렸다. 도로 침수로 차량 진입이 어려워지자 차에서 내려 상황을 확인하던 중 갑자기 도로가 무너져 내리면서 사고를 당했다. 충북소방본부는 304명의 인원과 드론 등 장비 51대를 동원해 수색 중이다. 충주시 산척면과 노은면, 음성군 감곡면, 괴산군 청천면에서도 실종 신고 4건(4명)이 접수돼 소방당국이 이들을 찾고 있다.


●경기·강원, 토사 무너져 피해 속출
2일 충북 북부지역 집중호우로 충북선 철도 공전~삼탄 구간에 토사가 유입돼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코레일 제공)2020.8.2 © News1
경기와 강원에서도 산사태로 1명이 숨졌다. 오전 7시 10분경 경기 안성시 일죽면에서 토사가 한 양계장 조립식 건물을 덮쳐 안에 있던 50대 남성이 매몰됐다.

주민들은 “엄마랑 딸이랑 흙발로 달려와서 ‘사람 살려달라’고 해서 달려갔는데 이미 흙이 뒤덮여 있었다”며 “산사태에 쓸려내려가는 이동식 주택을 굴착기로 받쳐보려고 하다가 매몰된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사고 직후 집을 빠져 나온 가족들은 남성을 구하기 위해 맨손으로 흙을 파내기도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산사태 후 집은 흙과 함께 쓸려내려갔고, 양계장이 있던 자리는 간신히 흔적만 찾을 수 있었다. 이 남성의 시신은 매몰사고가 발생한지 약 2시간 만인 이날 오후 9시 20분경 벌견됐다.

오전 2시경에는 강원 횡성군 강림면 월현리의 한 주택에 토사가 밀려들어왔다. 안에서 잠을 자던 할머니(81)와 손녀(11)가 방에 갇혔다가 소방대원에 의해 구조돼 치료중이다.

충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안성=박종민 기자bli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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