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선박·군부대 집단감염 확산에…“25일 신규확진자 100명 넘을 듯”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24일 19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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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온 러시아 원양어선 선원 32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같은 배에서 정비작업을 한 한국인 선박수리 근로자 5명의 감염도 추가로 확인됐다. 러시아 선박에서 시작된 코로나19의 지역 전파 우려가 커지고 있다.

● 러시아 선박·군부대 집단감염 확산


24일 국립부산검역소에 따르면 부산항에 정박 중인 러시아 원양어선 페트로1호(7773t)의 선원 94명 중 32명이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다. 부산에 온 러시아 선원 중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달 22일 이후 78명으로 늘었다. 게다가 페트로1호에서 수리작업을 진행한 근로자 5명도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날 확진된 이들의 동료 A 씨를 포함하면 모두 6명이다. 이들은 18~20일 페트로1호에서 수리작업을 진행했다. 부산시는 A 씨의 접촉자 156명을 자가 격리 조치하고 진단 검사를 진행 중이다. A 씨의 가족 4명과 친인척 7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

현재 부산항에 정박 중인 모든 러시아 선박의 선원을 대상으로 전수검사가 진행 중이라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이달 1일 이후 입항해 정박 중인 러시아 선박은 13척, 선원은 429명이다. 러시아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80만 명을 넘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현재 카자흐스탄 등 6개국에 적용 중인 방역강화대상에 러시아를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방역강화대상 국가가 되면 출발 전 48시간 이내에 발급받은 코로나19 음성확인서가 있어야 한국 입국이 가능하다.

경기 포천시 육군 8사단 예하부대 관련 확진자는 4명이 더 나왔다. 국방부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군은 8사단 예하부대 병사 확진자 14명 중 6명이 19일 인접한 다른 주둔지 내 교회를 방문한 사실을 확인했다. 당시 종교행사에 참석한 병사 80여 명을 대상으로 진단 검사를 실시한 결과 8사단 예하부대 병사 3명과 타 부대 1명 등 총 4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해당 종교행사 참석자들은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채 찬송가를 불렀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군은 추가 확진자가 발생한 부대 내 모든 병력의 이동을 통제하고 공동 격리 조치했다. 추가 확진자가 나온 주둔지에는 부대 내 코로나 전파자로 추정되는 진로상담사가 방문한 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 “25일 발표할 신규 확진자 100여 명 예상”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본관 3층에 입주한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정부서울청사 내 근무자의 확진은 처음이다. 해당 직원은 먼저 확진된 가족에게서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 청사관리소 측은 확진자와 같은 사무실 내 직원 50여 명을 조기 퇴근시켜 격리 조치하고 주요 공간을 소독했다. 정부서울청사는 국가안전 관련 중요도가 가장 높은 ‘가’급 시설이다.

이라크 건설현장에서 일하던 한국인 근로자 293명은 정부가 보낸 공군 공중급유기 2대에 나눠 타고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정부는 민간항공사 여객기를 빌릴 경우 관련 절차에 따른 시간이 오래 걸려 대신 여객 수송도 가능한 공중급유기를 전날 현지에 보냈다. 이날 입국한 근로자 중 89명이 검역과정에서 유증상자로 분류됐다. 방역당국은 이 중에서 다수의 확진자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라크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10만 명에 육박하고 사망자는 4000명에 이른다. 매일 2000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러시아 선원 집단 감염 등의 영향으로 25일 오전에 발표할 신규 확진자 수가 100명을 넘길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신규 확진자가 100명이 넘으면 4월 1일(101명) 이후 115일 만이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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